[씨네피플]‘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짝사랑 역할 김남진

  • 입력 2003년 10월 14일 18시 21분


코멘트
이훈구기자
이훈구기자
영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에선 TV에서의 귀공자 이미지와 달리 보통 사람역으로 나오는 김남진(사진)을 발견할 수 있다.

이 로맨틱 코미디에서 그는 손톱 밑에 새까만 때가 낀 채 “우리는 운명적 커플이잖아”하면서 짝사랑하는 현채(배두나)를 귀찮게 쫓아다니고, 그녀의 발바닥에 코를 박고 자는 지하철 기관사 동하로 나온다. 13일 김남진을 만났다.

―스스로 잘 생겼다고 생각하나.

“잘 났다고 생각한 적 없다. 엄마가 그렇게 말한 적은 있다. 또래로부터는 한 번도 잘 생겼단 말 못 듣고 자랐다. 눈이 길다는 얘긴 들었다.”

―이번 변신은 ‘모험’ 아닌가.

“첫 촬영은 입을 찢어지도록 크게 벌려 햄버거를 게걸스럽게 먹는 장면이었다. 별 신경 안 쓴다. 늘 같은 이미지를 내게 기대하나.”

남자들한테 퇴짜만 맞던 할인매장 여직원 현채는 어느 날 도서관에서 빌린 화집에서 ‘봄날의 곰’에게 보내는 사랑의 메모를 발견한다. 빌리는 책마다 메모가 이어지자 현채는 자신에게 사랑의 편지를 보내는 ‘빈센트’를 찾아 나선다. 유치원 때부터 현채를 짝사랑해온 동하는 빈센트의 출현에 당황한다.

―현채에게 버림받고 울면서 그녀에게 비타민을 챙겨준다. 실제로도 여자에게 그런가.

“비슷하다. 그러나 헤어지면 절대 생각 안 한다.”

―멋있게 보이는 역도 많았을 텐데, 왜 이 영화를.

“그때(이 영화는 그가 출연한 TV 드라마 ‘천년지애’가 방송되기 전인 2003년 초 촬영됐다) 아니면 그런 감정을 가져보지 못할 영화니까.”

‘봄날…’은 일상에 관한 영화다. 대형할인점, 찜질방, 라면집, 패스트푸드점 등 ‘일상의 장소’, 화장실 변기 물이 꾸루룩 내려가는 ‘일상의 소리’, 여기에 CF출신 용이 감독의 만화적 상상력을 얹었다. 앉거나 누운 등장인물의 눈높이까지 내려온 로우 앵글 카메라는 인물들의 순수하면서도 유치한 눈높이를 대변한다. 윤종신의 감성적 4박자 음악에 기대면서 장면 장면에 집착하다보니 추리형식 내러티브의 긴장감과 추진력이 다소 흐트러졌다. 17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 가.

이승재기자 sjd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