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회화 지상展]<4·끝>풍경화

  • 입력 2003년 10월 9일 1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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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네덜란드 회화’ 지상전의 마지막 주제는 풍경화다. 풍경화는 17세기 이전에는 독창적인 미술 분야로 여겨지지 않았으나 이 시대에 들어오면서 독립국가로서의 자부심을 가진 화가들이 주변 환경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그림들을 그리면서 인기를 누렸다. 얀 판 호연과 야콥 판 롸이스달은 이 시대 사실주의 풍경화풍의 두 거장이다.》

○얀 판 호연 ‘엘텐 근처의 라인강에서 바라 본 풍경’(1653년·캔버스에 유채·81x152 cm‘)

얀 판 호연(1596∼1656)은 강을 주로 그린 화가. 남달리 드로잉에 열정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스케치를 하기 위해 여행을 많이 다녔다. 이 작품은 1650∼51년 독일 라인강변의 스케치를 바탕으로 그려진 것으로 추측된다. 인간의 눈높이에 맞춘 낮은 지평선과 화면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하늘은 전형적인 네덜란드 풍경화의 특징. 붓 터치는 느슨하고 대범하다. 우울한 잿빛 하늘, 인생의 여정 같은 배들의 모습, 그리고 돌출되지 않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표현하고 있다.

○야콥 판 롸이스달 ‘겨울풍경’ (1660∼70년경·캔버스에 유채·37.3x32.5 cm)

야콥 판 롸이스달(1628∼1682)은 넓은 하늘과 들판, 지평선으로 실제 네덜란드 풍경을 가장 잘 표현한 화가로 꼽힌다. 초기에는 사실적인 풍경화를 제작하다 후반기에는 상상한 자연의 세계를 표현하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눈 덮인 농가의 겨울풍경을 음울하고 스산하게 그렸다. 하얀 눈과 주위의 어두운 색조가 강한 대조를 이루고 있으며 어스름한 빛을 띠고 있는 하늘에 엄습해 오는 짙은 구름은 비극적인 상황을 예시한다. 중앙의 언덕 위에 농민들의 모습은 자연에 비해 상대적으로 왜소하해 변화무쌍한 자연과 대조를 이룬다. 마치 일시적이고 유한한 인간의 존재를 웅변하는 듯하다. 박수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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