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축구 월드컵본선 진출 ‘숨은일꾼’ INI스틸

입력 2003-06-24 19:00수정 2009-10-1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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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I스틸 여자축구팀이 3월 경북 경주시에서 열린 2003 춘계여자축구연맹전에서 우승한 뒤 기념 찰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 INI스틸
“여자축구팀이 이제야 빛을 보는 것 같습니다. 월드컵 본선에 나가 남자 대표팀이 이룬 4강 신화를 재현하겠습니다.”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이란 쾌거를 이룬 안종관(安鐘官·39·INI스틸 레드 엔젤스)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감독이 귀국 인사를 위해 24일 오전 소속사인 인천 동구 송현동 INI스틸(옛 인천제철) 유인균(柳仁均·63) 회장 사무실을 찾았다.

안 감독은 “회사 임직원들의 격려 전화가 큰 힘이 됐다”며 유 회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 회사 임직원들이 여자축구팀에 보내는 열정과 관심은 대단하다. 유 회장 등 임원들은 선수들이 각종 대회를 마치고 회사에 돌아오면 일일이 초청해 식사를 함께하며 격려한다. 또 대회 때마다 이사급 임원과 직원을 보내 응원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유 회장은 “비인기종목이지만 회사를 위해 땀을 흘리는 선수들에게 더 애정이 생긴다”고 말했다.

INI스틸 여자축구팀은 1993년 12월 창단됐다. 이번 여자축구 월드컵 대표 20명 중 13명이 이 회사 소속이다. 예선전에서 넣은 24골 중 15골을 이 회사 선수들이 만들어 냈으며 현재 25명의 선수 중 24명이 전현직 국가대표다.

창단 당시 실익을 따지는 대기업으로서 언론조차 관심을 갖지 않은 비인기종목에 투자하는 것 자체가 모험이었다. 그러나 언젠가 빛을 볼 것이라는 확신으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 회사는 선수들이 마음 놓고 운동할 수 있도록 96년 12월 회사 근처 서구 원창동에 88억원을 들여 국제 규격의 축구장을 만들었으며 급여 외에 매년 12억원의 운영비를 지출하고 있다.계양구 계산동에 새로 지은 53평형 아파트 3채를 숙소로 제공하고 있으며 별도의 영양사가 선수들에게 맞는 식단을 짜고 있다.

또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2000년부터 연봉제를 도입해 급여를 2배가량 올렸다. 좋은 성적을 거두면 어김없이 50만∼100만원씩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번엔 월드컵 본선 진출 포상금 5000여만원을 내놓을 예정.

이명화(李明花·30) 선수는 “회사의 아낌없는 투자가 월드컵 본선 진출이란 결과를 낳았다”며 “인색한 지원 속에 고전하는 한국 여자축구의 활성화를 위해 많은 실업팀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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