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여름이면 고개드는 무좀 "당신의 젖은발을 노린다"

입력 2003-06-08 17:30수정 2009-09-29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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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피 대상 1호.’ 회사원 정모씨(33·서울 송파구 가락동)에게 동료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다가 나중에는 벅벅 긁는 모습 때문에 이런 별명을 얻었다. 처음에는 무안했지만 매년 여름만 되면 같은 소리를 듣다 보니 ‘내성’이 생겼다. 지금은 정씨 스스로가 자신을 ‘무좀 환자’라고 부른다. 무좀은 곰팡이(진균)의 일종인 ‘피부사상균’ 때문에 생기는 피부병이다. 기온이 높고 습기가 많을 때 번식이 왕성해 주로 여름철에 많이 발생하고 장마철에 더욱 심해진다. 또 신발이나 양말을 통해 옮기거나 공중목욕탕 등에서도 감염되는 ‘전염병’이다.》

▽무좀, 알아야 고친다=발에만 무좀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손은 물론 머리와 얼굴, 음낭과 사타구니에도 생긴다. 손톱과 발톱에도 무좀이 생기기도 한다. 이 경우 손톱과 발톱이 두꺼워지거나 빠지며 심하면 변형되기도 한다.

무좀과 습진을 혼동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아이들의 경우 발끝이 갈라지거나 발등에 좁쌀 같은 게 돋아나면서 가려운 경우가 있다. 이것은 무좀이 아니라 습진성 피부염일 가능성이 높다. 간혹 아토피 피부염인 경우도 있다.

무좀에 습진 약을 쓰면 증세가 악화될 수 있다. 습진 약에 들어있는 염증 완화 성분인 스테로이드 제제로 인해 피부의 면역력이 떨어져 균이 더욱 증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약을 쓸 때는 먼저 피부의 상태를 살피도록 한다. 피부가 헐지 않았다면 깨끗이 씻어 피부의 각질층을 부드럽게 한 뒤 항진균제를 바른다. 먹는 항진균제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은 뒤 결정한다.

수포가 생겼을 때 물집을 터뜨리면 2차 감염의 위험이 높다. 이 경우 무턱대고 약을 바르면 더 악화될 수 있다. 무좀 치료 이전에 감염에 대한 치료를 먼저 받아야 한다. 이 경우에도 병원에서 진단을 받는 게 좋다.

▽바르는 약, 먹는 약=무좀은 균이 독해서 치료가 힘든 게 아니라 끈기가 없어 치료가 어려운 질환이다. 며칠 치료하면 증세가 크게 호전되기 때문에 완치됐다고 잘못 생각하는 것. 그러나 아직 균이 박멸된 게 아니므로 계속 치료가 필요하다.

약을 고를 때는 먼저 무좀의 정도를 고려한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손, 발, 머리, 얼굴, 사타구니 등에 생기는 무좀은 연고제로 충분하다. 약이 잘 듣기 때문에 며칠만 발라도 효과가 나타난다. 그러나 완전 치료를 위해서는 6주 이상 계속 발라야 하며 증세가 없어진 후에도 15일 정도 추가로 발라준다.

반면 손발톱 무좀은 먹는 항진균제를 자주 이용한다. 먹는 약은 곰팡이의 세포활동을 억제해 근본적으로 무좀을 잡는다. 그러나 간이 나쁜 환자의 경우 아무런 조치 없이 약을 복용하면 간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먹는 항진균제는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 처방에 따라 정해진 간격으로 2∼3개월 동안 복용한다. 최근에는 바르는 손발톱 무좀약도 나왔지만 효과는 다소 떨어진다고 의학자들은 평가한다.

▽민간요법 근거 있나=무좀 때문에 오래 시달린 사람이라면 한두 번 쯤은 식초에 발을 담근 적이 있을 것이다. 또 모래찜질을 하거나 뜨거운 물에 발을 담가 무좀균을 없애려고도 했을 것이다. 이런 민간요법은 정말 효과가 있을까.

식초의 경우 살균작용을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곰팡이가 기생하는 각질층만 벗겨내 일시적으로 가려움증과 물집을 줄일 뿐이다. 근본적인 치료 요법으론 적합하지 않다는 얘기다. 게다가 식초산에 의해 피부 습진이나 화상이 생길 수도 있다. 또 뜨거운 모래로 찜질할 경우 강한 자극으로 피부에 손상을 일으키거나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 밖에 무좀 부위에 마늘즙을 바르거나 소금을 뿌리는 행위 역시 가려움증을 일시적으로 없앨 수는 있지만 지속적인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의학자들은 이런 요법이 되레 피부 손상을 부채질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도움말=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이주흥 교수)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헤어드라이어로 말리고 파우더 뿌려야▼

무좀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감염경로를 잘 파악해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 직접 접촉에 의해 발생한다. 대개 목욕탕이나 수영장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환자에게서 떨어져 나온 피부 부스러기(인설)를 통해 감염된다. 간혹 애완용 개나 고양이의 피부에 감염된 균이 사람에게 옮는 경우도 있다. 공중목욕탕에서는 가능하면 다른 사람이 신었던 실내화를 신지 않도록 하고 체중계를 이용한 뒤에는 반드시 발을 씻는 것이 좋다. 무좀을 일으키는 진균은 열과 습도를 낮추면 활동이 억제된다. 따라서 발을 깨끗이 씻고 충분히 말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 특히 발을 씻을 때에는 각질층에 스며든 소금기를 완전히 제거해 줘야 한다. 염분이 남아 있으면 공기 중의 수분을 흡수해 발이 축축해 지기 때문. 찬물에서 10분 이상 발을 담그면 염분은 대부분 빠진다. 발을 말릴 때는 선풍기나 헤어드라이어를 이용해 완전히 말리고 무좀 예방용 파우더를 뿌린다. 양말은 반드시 땀을 흡수할 수 있는 면양말을 신도록 한다. 발가락이 따로 들어가는 이른바 ‘발가락 양말’은 발가락 사이의 짓무름을 없애 무좀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밑창을 화학 처리한 무좀 치료용 양말은 아직 과학적인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신발은 2, 3켤레를 준비해 갈아 신는 게 좋다. 실내에서는 통풍이 잘되는 슬리퍼를 신도록 한다. 햇볕에 신발을 말리면 무좀균을 죽일 수 있다. 또는 포르말린을 묻힌 솜을 넣고 비닐로 신발을 하루 정도 싸 두거나 에어컨 소독용 항진균제를 뿌려도 좋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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