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한자]<573>浮 雲(부운)

  • 입력 2003년 5월 22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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浮 雲(부운)

浮-뜰 부 雲-구름 운橋-다리 교

遊-노닐 유 虛-빌 허貧-가난할 빈

浮는 수와 孚(부)의 결합, 孚는 다시 조(손톱 조·爪와 같음)와 子의 결합이다. 곧 닭이나 새가 새끼(子)를 까기 위해 발톱(爪)으로 열심히 알(卵)을 굴리고 있는 모습이다. 따라서 孚의 본디 뜻은 ‘알을 까는 것’이 된다. 후에 알을 뜻하는 卵을 덧붙여 ‘孵’(알깔 부)자를 만들었는데 孵化(부화)라는 말이 있다.

닭이 알을 까기 위해서는 알 위에 있어야 하므로 孚는 ‘위’, ‘뜨다’는 뜻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떠 있는 배가 艀(거룻배 부), 통제를 상실하여 떠있듯 하는 사람이 부(포로 부), 떠 있는 나무가 부(뗏목 부), 그런 벌레가 부(하루살이 부)다.

곧 浮는 ‘물(수)위에 떠 있다(孚)’가 되어 ‘뜨다’는 뜻이다. 浮橋(부교), 浮浪者(부랑자), 浮力(부력), 浮揚(부양), 浮遊(부유), 浮沈(부침), 浮標(부표)가 있다.

한편 雲은 雨와 云의 결합이며 云은 구름이 뭉게뭉게 일고 있는 모습에서 나왔다. 따라서 雲은 ‘구름’을 뜻한다. 雲霧(운무·구름과 안개). 雲雨(운우), 雲集(운집), 白雲(백운), 靑雲(청운)이 있다.

浮雲은 ‘뜬구름’이다.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은 잡을 수도 없고 또 멀리 떨어져 있으므로 나와는 관계가 없다. 그 뿐인가. 바람이라도 불면 정처없이 떠다니거나 이내 사라지곤 한다. 따라서 종잡을 수가 없고 덧없기까지 하다. 여기에서 浮雲은 無關(무관), 虛無(허무), 無常(무상), 덧없음을 뜻하게 되었다.

東西古今(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돈을 싫어하는 자가 있을까. 孔子(공자) 역시 돈의 위력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또 돈을 중시했던 사람이다. 다만 그는 정당한 방법이 따라야 함을 강조했다.

‘富貴(부귀)는 누구나 원하는 것이지만 정당한 방법이 아니거든 갖지 말 것이며 貧賤(빈천)은 누구나 싫어하지만 정당한 것이거든 기피하지 말 것이다.’

‘떳떳한 富라면 마부노릇도 마다 않겠다.’

孔子도 정당한 富貴에 대해서는 애착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옳지 못한 富貴에 대해서는 어떤 태도였을까.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팔베개해도 즐거움이 그 속에 있나니 옳지 못한 富貴는 나에게 뜬구름과 같다(如浮雲).’

곧 不正(부정)한 방법으로 동물적인 만족을 얻기보다는 정당한 방법으로 貧寒(빈한)한 생활을 즐기겠다는 것이다. 옳지 못한 방법으로 얻은 富貴는 ‘浮雲’(뜬구름)과 같기 때문이다. 孔子의 富貴觀(부귀관)이다.

鄭 錫 元 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sw478@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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