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그대로 보는 정지용 시집…이숭원교수 사진판에 주석

  • 입력 2003년 3월 26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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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의 시인 정지용(1902∼?)의 시를 발표된 지면 그대로 만나볼 수 있다.

서울여대 한국어문학부 이숭원 교수(48)가 주해를 맡은 ‘원본 정지용 시집’(깊은샘)은 ‘정지용 시집’(1935·시문학사)과 ‘백록담’(1948·문장) 등 2권의 시집과 이에 실리지 않은 14편의 원본 그대로 사진판으로 싣고 주석을 달았다. 이번 시집에 포함된 기존의 미수록 시로는 ‘파충류동물’ ‘넷니약이 구절’ ‘우리나라 여인들은’ ‘승리자 김안드레아’ 등이 있다.

이 교수는 책 뒤편에 수록한 글 ‘정지용 시 원본 제시의 의의’에서 시어 해석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카페·프란스’에서 정지용이 본래 쓴 ‘흐늙이는’이라는 시어는 대부분의 현대어 표기본 시집이나 작품 인용에서 ‘흐느끼는’으로 표기되고 있으나 ‘흐느적거리는’의 뜻으로 읽어야 한다고 이 교수는 해석하고 있다. 또 ‘바다 2’에 사용된 ‘재재바르다’도 ‘재치있고 날렵하다’는 뜻의 ‘재바르다’의 변형으로 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정지용처럼 방언이나 고어, 혹은 신조어를 시에 활용하는 경우 인용자의 자의에 의한 원작 훼손 가능성이 크므로 원전을 살려 놓고 정확한 의미 해석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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