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내 아이 초등학교 입학 준비는]"예방접종 챙기세요"

  • 입력 2003년 2월 16일 17시 49분


초등학교를 갓 입학한 어린이들이 운동장에서 줄을 서 있다. 초등학교에 아이를 보내기 전에 부모는 아이의 건강을 점검하는 것은 물론 성격과 공동생활의 규칙을 지키도록 가르쳐야 한다.동아일보자료사진
초등학교를 갓 입학한 어린이들이 운동장에서 줄을 서 있다. 초등학교에 아이를 보내기 전에 부모는 아이의 건강을 점검하는 것은 물론 성격과 공동생활의 규칙을 지키도록 가르쳐야 한다.동아일보자료사진
초등학교 입학식이 보름 정도 남았다.

자녀를 초등학교에 보내는 부모의 심정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초보 학부형’들은 아이가 학생이 된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끼고 초등학교 입학식에서 콧잔등이 시큰해지는 경험을 하곤 한다. 그러나 왠지 불안에 휩쓸리기도 한다. 우리 아이가 잘해낼 수 있을까, 왕따당하지나 않을까….

어떤 아이는 학교에 가기 싫다며 떼를 써서 부모를 곤혹스럽게 한다.

초등학교의 첫 생활은 앞으로 최소 10여년이 될 학교 생활의 첫 단추를 꿰는 것. 부모가 제대로 준비하면 아이의 학교 생활이 즐겁다.

▽입학 전 챙겨야 할 것=부모는 아이의 입학 전에 홍역 볼거리 풍진을 예방하는 MMR 백신을 맞히고 접종 확인서를 학교에 제출해야 한다. 홍역은 생후 12∼15개월에 1차 백신을 맞고 4∼6세 사이에 2차 접종을 해야 예방이 가능하다. 보건소에서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다. 이미 2차 접종을 끝냈다면 해당 의료기관의 확인증을 받아 학교에 내도록 한다. 학교에 접종 확인서를 제출할 필요는 없지만 4∼6세 때에는 DPT(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와 소아마비의 추가접종을 받는 시기이므로 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시력과 청력 검사도 기본이다. 요즘 아이들은 컴퓨터의 사용으로 ‘가성(假性) 근시’인 경우가 많은데 이는 안경을 끼면 시력이 고정화되므로 반드시 안과에서 가성 근시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기본적 소양을 갖추게 하라=뇌의 발달 단계상 초등학교 저학년 때에는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는 것 등 사회성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뇌는 발달단계를 무시하고 발달할 수 없으므로 제 주장만 하고 떼를 쓰며 다른 아이와 못 어울리면 학교에 적응하기 어려워 나중에 공부도 잘 못한다.

부모는 아이의 친구를 집으로 데려와 함께 놀게 하는 등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학교생활을 하려면 적어도 30분 동안 꾸준히 앉아 있을 줄 알아야 한다. 자녀에게 재미있는 책을 주는 등의 방법으로 최소 30분 자리를 지키도록 연습시킨다.

▽아이가 개구쟁이라면=물건을 훔치거나 동생을 때리는 등 제멋대로 행동한다면 집에서 고쳐줘야 한다. 세 번 이상 따끔히 혼냈는데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뇌나 마음의 병일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부산하고 남을 괴롭히는 경우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걸핏하면 떼를 쓰거나 우는 아이는 ‘적대적 반항장애’일 수 있으므로 심하면 소아정신과 의사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부모가 아이의 문제를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취학 전 유치원 교사에게 평소 아이의 행동에 대해 자세히 상담해 문제점이 있다면 해결하는 것이 좋다.

▽갑자기 오줌을 싸면=엄마와 헤어지기 두려워하는 ‘분리불안장애’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 학교에 다니면서 스트레스가 사라지면 자연스럽게 해소되지만 “오줌도 못 가린다”고 윽박지르면 증세가 심해질 수도 있다.

분리불안장애는 적절히 대처하지 않으면 입학 뒤 꾀병을 부리며 학교에 가지 않으려고 하는 ‘등교거부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등교거부증은 “학교에 가기 싫다”는 말을 하기보다는 복통, 두통, 설사, 구역질 등을 호소하며 귀가 후나 휴일에 증세가 줄어드는 특징이 있다. 입학 뒤 4주 이상 이런 증세를 보이면 역시 소아정신과를 찾아가는 것이 좋다.

입학 전 혼자서 할 수 있는 심부름을 시키든지 따로 자도록 하고 잘 했을 경우 칭찬을 하면 분리불안장애 해소에 도움이 되지만 정 고쳐지지 않으면 의사를 찾는다.

▽아이가 너무 내성적이면=예비 학부모들은 아이가 내성적이거나 체격이 약해 왕따당하지 않을까 걱정한다. 아이들도 처음엔 낯선 환경을 불안해 하지만 대부분 자연스럽게 적응한다. 정 걱정이 되면 아이와 함께 미리 학교를 방문하거나 학용품을 사면서 학교가 어떤 것인지 차분히 가르쳐 주면 된다.

입학 후에도 부모가 아이에게 자신감 있게 학교를 못 다닌다고 꾸짖거나 “오늘 학교에서 뭐했어”라고 꼬치꼬치 캐물으면 아이가 주눅이 들어 오히려 더 소심해진다. 작은 일에도 칭찬해주는 등 자신감을 북돋워 준다.

▽매사에 느려요=아이가 지능에 문제가 있는데 놓치기 쉽다. 지능지수(IQ) 70 이하의 ‘학습지진’의 경우 문제를 비교적 찾기 쉽지만 IQ 71∼84인 ‘경계 지능’은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

이때 공부를 강요하고 “왜 이리 못하냐”고 닦달하면 자신감이 떨어져 성격 마저 삐뚤어지고 이 때문에 뇌 발달이 더 더뎌진다. 따라서 지능검사는 필수다.

(도움말=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홍성도 교수, 경희의료원 소아정신과 반건호 교수, 〃 소아과 나영호 교수, 한림대 평촌 성심병원 소아정신과 송정은 교수)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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