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권위' 로잔 국제무용콩쿠르 서희-김성민양 입상

  • 입력 2003년 2월 3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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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 유니버설 아카데미에 유학중인 서희양이 로잔 국제 무용 콩쿠르에서 입상했다.
미국 워싱턴 유니버설 아카데미에 유학중인 서희양이 로잔 국제 무용 콩쿠르에서 입상했다.
세계적인 권위의 로잔 국제 무용 콩쿠르에서 한국 여학생 두 명이 나란히 입상했다.

2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제31회 로잔 국제 무용 콩쿠르 최종 결선에서 서희(徐姬·17·워싱턴 유니버설 아카데미 유학중), 김성민(金成玟·18·선화예고 2년) 양이 수상. 로잔 콩쿠르는 등수를 매기지 않으며 남녀 구분 없이 복수의 입상자를 낸다. 올해는 135명의 참가자 중에서 9명의 최종 입상자를 냈으며 여자 입상자 4명 중 2명을 한국 학생이 차지한 셈.

이로써 한국 무용계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로잔 국제 발레 콩쿠르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해에는 최종 입상자 8명 중 최유희 양 등 한국 학생 3명이 포함됐었다.

로잔 콩쿠르를 참관한 장선희 세종대교수는 “1985년 강수진이 동양인 최초로 로잔 콩쿠르에서 입상한 후 줄곧 수상자가 나오지 않다가 최근 2년 연속으로 다섯 명의 학생들이 입상해 한국 발레의 위상을 높였다”며 “최근 한국 학생들의 신체적 조건이 좋아진데다, 세계적인 흐름에 맞게 고전 발레와 현대 발레의 장르 구분 없이 똑같은 비중으로 교육한 성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잔 콩쿠르에서 수상한 서희, 김성민양을 3일 오전 전화로 인터뷰했다.

“최종 결선까지 4차례 관문을 통과해야 했는데 매번 떨어지는 줄 알았어요.” (서희)

“아직까지 실감이 나질 않아서 그런지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아요.” (김성민)

스위스 로잔 국제 무용 콩쿠르 최종 결선서 입상한 김성민양.

최종 발표 후 몇 시간이 지났지만, 두 학생의 앳된 목소리에선 아직 흥분이 묻어났다. 두 사람 모두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발레를 시작했으며 서양은 13세 때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워싱턴에 있는 유니버설 아카데미(옛 키로프 아카데미)에서 유학 중.

로잔 무용 콩쿠르에서 최종 선발된 9명에게는 각자가 원하는 세계 명문 발레 스쿨이나 발레단에서 1년간 연수할 수 있는 장학금과 생활비가 주어진다.

서양은 “캐나다 내셔널 발레스쿨과 영국의 로얄 발레, 그리고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발레 스쿨 중 한 곳을 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양은 “발레 스쿨 대신 독일 슈트트가르트 발레단으로 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양은 문훈숙 유니버설 발레단장과 슈트트가르트에서 활약중인 강수진을, 김양은 실비 길렘을 가장 좋아하는 발레리나로 꼽았다.

1972년 창설된 로잔 국제 무용 콩쿠르는 러시아 볼쇼이 콩쿠르, 파리 국제 콩쿠르, 그리고 미국 국제 발레 콩쿠르와 함께 세계 4대 무용 콩쿠르로 꼽힌며 15∼17세의 차세대 무용수를 대상으로 한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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