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근막동통 증후군' 당기고 펴주고 스트레칭이 '藥'

  • 입력 2002년 12월 29일 17시 20분


직장인 김모씨(34)는 숙면(熟眠)을 해도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개운하지 않다. 뒷목에서 엉덩이까지 등 전체가 뻐근한 것. 손댈 수 없을 정도로 아픈 경우도 종종 있다. 김씨는 피로 때문에 생긴 일시적인 현상이겠거니 생각해 사우나 한증막에서 땀을 빼는 등 여러 방법을 동원했지만 몸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아내의 권유로 통증클리닉을 찾아 X선 촬영까지 했지만 별 이상이 없다고 했다. 그러던 중 김씨는 의사에게서 생소한 병명을 들었다. 의사는 ‘근막동통 증후군’이라고 진단했으며 2주간의 통원치료를 권했다. 직장인 치고 뒷목이나 어깨 부위가 뻐근해 툭툭 쳐 본 경험이 없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어깨가 뭉쳤군”이라며 가볍게 생각하기 일쑤다. 그러나 이를 그대로 방치하면 몸 전체로 통증이 확산돼 제대로 서 있지 못할 만큼 자세가 흐트러질 수 있다.

▽왜 생기나〓근막동통 증후군은 신경학적으로 이상이 없는데도 어깨나 뒷목, 허리, 엉덩이 등의 근육이 뭉쳐 뻐근하고 쑤시는 증상을 말한다. 흔히 ‘담이 들었다’고 하는 것도 알고 보면 근막동통 증후군 때문이다.

이 증후군은 주로 바르지 못한 자세로 장시간 동안 일을 하거나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또는 PC 등과 같은 기기를 반복적으로 사용했을 때 주로 생긴다.

이런 경우 근육은 긴장으로 인해 수축된 뒤 잘 풀리지 않고 오히려 딱딱하게 굳어진다. 근육이 뭉쳐지면서 근육 내부의 혈관을 압박하게 되고 혈관에는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노폐물이나 통증을 유발하는 유해물질이 쌓이게 된다. 이때 사람들이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 통증은 다시 근육을 긴장시키고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통증의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증세가 심해진다.

▽나타나는 증세는〓목과 어깨 등 해당 부위가 약간 뻐근하면 가벼운 정도. 목을 움직일 때 불편하고 고개를 좌우로 기울였을 때 팔에까지 통증이 뻗치기도 한다. 때로 팔을 들어올리기 힘들 때도 있으며 뒷머리에 심한 통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방치해 두면 곧 근육 부위에 콕콕 쑤시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며 손으로 눌렀을 때 아픈 곳을 찾을 수 있다. 혈관에 산소가 부족한 ‘허혈(虛血)’ 상태가 특히 심한 ‘통증유발점’을 눌렀을 때에는 참기 힘들 정도로 심하게 아프며 근육 속에 쌀알 같은 것이 만져진다.

대체적으로 목 주위 근육을 비롯해서 목과 어깨 사이를 덮고 있는 근육 부위에서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허리 주위 근육과 엉덩이 근육에서 통증유발점이 생기면 허벅지 뒤쪽에서부터 장딴지, 발목까지 통증이 생긴다.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통증은 약간씩 다르게 나타난다. 가령 사무직종의 경우 의자에 앉은 채로 고개를 숙여 PC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허리와 어깻죽지, 목덜미 주위에 증세가 많이 나타난다. 운전을 많이 하는 경우에는 기어 변속과 페달조작을 위해 양발을 많이 사용하므로 엉덩이와 허벅지 등에서 통증을 느끼기 쉽다.

▽치료방법은〓증상이 가벼울 경우 따뜻한 물에 수건을 적셔 온찜질을 하면 좋다. 얼음찜질은 일시적으로 근육을 이완시켜주지만 곧 수축시키므로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엄지손가락으로 아픈 부분을 넓게 눌러주다 가장 아픈 곳이 나타나면 10초 이상 눌러주는 마사지도 초기에는 좋다.

그러나 이렇게 해도 낫지 않을 경우에는 통증클리닉이나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등을 찾아 전문의나 전문물리치료사에게 진단을 받아야 한다. 비교적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1회 주사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며 길어도 2, 3회 정도면 증세가 상당히 호전된다. 주사요법은 리도카인 등 국소마취제를 통증유발점에 주사해 통증을 없애는 방법.

그러나 증세가 심각할 경우에는 주사요법 외에 약물 복용과 스트레칭 요법 등을 함께 사용해야 하며 2∼3주간은 전문치료를 받아야 한다.

(도움말〓연세대 의대 재활의학과 박창일 교수, 울산대 의대 마취과 이청 교수)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① 편안하게 서 있는 자세에서 양팔을 가운데로 모아 손바닥과 팔꿈치가 닿게 한 뒤 이 상태로 양팔을 서서히 최대한 올린다. 10초 동안 유지한 뒤 서서히 양팔을 떼고 처음으로 돌아간다. 10회 반복.

② 오른손으로 머리 왼쪽을 잡고 시원할 때까지 천천히 잡아 당긴다. 이 상태에서 10초간 멈춘 뒤 천천히 놓는다. 10회 반복한 후 팔을 바꿔 똑같이 되풀이한다. 어깨와 목 사이가 편안해진다.

③ 편안하게 서 있는 자세에서 왼손을 머리 뒤쪽에 살짝 댄 후 앞쪽으로 천천히 최대한 기울인다. 끝까지 누른 후 10초 동안 멈춘다. 10회 반복하면 뒷목이 편안해진다.

④ 수건을 등뒤로 잡고 천천히 잡아당긴다. 이때 수건잡는 팔의 모양을 사진과 같이 해야 한다. 천천히 위로 끝까지 잡아당긴 뒤 10초간 멈춘다. 10회 반복 후 팔을 바꾸어 실시한다. 어깨관절이 편안해진다.

사진제공 연세대 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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