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낙상 증상-예방치료법]'빙판길 삐끗' 방치땐 골병된다

  • 입력 2002년 12월 15일 16시 35분


‘빙판길에선 조심조심.’ 눈이 내리거나 기온이 떨어지면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걷는 게 좋다. 넘어질 때도 몸에 힘을 주면 피해가 커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빙판길에선 조심조심.’ 눈이 내리거나 기온이 떨어지면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걷는 게 좋다. 넘어질 때도 몸에 힘을 주면 피해가 커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얼어붙은 거리가 ‘무기’로 돌변했다. 낙상(落傷)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위협하고 있는 것. 흔히 낙상을 단순사고쯤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손목 또는 발목이 삐거나 엉덩이 관절이 욱신거려도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며 무관심하기가 일쑤다. 낙상으로 인한 증상은 사고 직후에 바로 나타날 수도 있지만 서서히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지만 많은 환자들이 단순타박상으로 오인해 소염파스를 붙이거나 찜질로 사실상 치료를 끝내버린다. 이런 경우 무관심이 가장 큰 ‘발병 요인’이 된다. 뒤늦게 병원을 찾지만 이미 병을 키운 뒤라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연령별 예상되는 피해

어린이는 가벼운 타박상으로 멍이 드는 게 대부분이지만 심할 경우 손목과 팔꿈치 골절 피해가 예상된다. 손목이 크게 부어오르거나 심하게 아플 경우 뼈의 성장판 이상을 의심해야 한다. 성장판은 연골조직으로 돼 있어 방사선 검사를 해도 쉽게 이상징후를 발견하기가 어려우므로 반드시 정형외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노인들은 균형감각이 떨어지는 데다 골다공증(뼈엉성증) 환자가 많기 때문에 낙상 피해를 당하기가 더욱 쉽다. 주로 손목이나 팔꿈치관절에 이상이 생기지만 엉덩이관절의 골절도 적지 않다. 특히 엉덩이관절 골절의 경우 바로 치료하지 않으면 장기 투병으로 이어져 폐렴이나 욕창 등 각종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20대에서 40대에 이르는 젊은 세대들은 손목관절보다는 발목이나 무릎 관절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심한 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

▽부위별 예상되는 중증피해

손바닥을 짚고 넘어져 손목관절이 골절됐는데도 그대로 방치하면 손등의 뼈가 변형되거나 포크처럼 갈라지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수술을 통해서만 교정이 가능하다.

엉덩이로 넘어졌을 때의 꼬리뼈나 엉덩이 관절 이상은 치료하지 않을 경우 다친 쪽의 다리 길이가 짧아지기도 한다. 또 넘어지면서 척추에 순간적으로 가해진 충격으로 인해 심한 요통과 함께 척추를 기형적으로 변형시켜 등이 굽어지는 척추후만증을 부를 수도 있다. 무릎의 경우 물렁뼈(연골) 손상으로 인해 무릎이 펴지지 않거나 구부러지지 않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오래 방치하면 무릎뼈의 이음새 부분이 마모되는 퇴행성 관절염 등의 증세를 보일 수 있다. 간혹 어깨 부위로 넘어지기도 하는데 이 경우 쇄골(빗장뼈)의 골절과 탈골 증세를 보이게 된다.

▽증상에 따른 응급조치

출혈이 있으면 지혈이 급선무다. 이때 출혈 부위는 반드시 심장보다 높게 해야 한다.

골절이 되면 다친 부위를 살짝만 눌러도 통증이 심하다. 이 경우 다친 부위에 부목을 대는 등 고정한 뒤 바로 응급실을 찾거나 119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한다. 부러졌거나 어긋난 뼈를 맞추려고 섣불리 손을 대는 것은 절대 금물.

다친 부위가 부었을 때는 냉찜질이 효과적이다. 온찜질을 하면 혈액순환을 증가시키고 관절 속의 효소 활동이 활발해져 통증이 심해지거나 심할 경우 뼈를 녹일 우려가 있다. 냉찜질은 비닐주머니에 얼음을 넣고 수건으로 한 겹 싼 뒤 부어 있는 부위에 대고 가볍게 문지르는 방식으로 한다. 다친 부위가 넓을 때는 큰그릇에 얼음물을 만들어 담그면 된다.

2, 3일간 냉찜질을 했는데도 나아지지 않거나 좋아졌다가 다시 악화되는 경우 관절 이상을 의심해야 하며 즉시 정형외과를 찾아야 한다.

▽사고를 예방하려면

평소 맨손체조나 등산 등 꾸준한 운동으로 뼈를 단단히 하고 균형감각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우유, 치즈, 멸치 등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많이 먹는 것도 한 방법. 골다공증 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들은 미리 골밀도 검사를 받은 뒤 약물치료를 받으면 좋다. 외출할 때는 손을 주머니에 넣고 걷기보다는 장갑을 끼는 것이 바람직하다. 노인들은 외출시 반드시 지팡이를 가지고 다니도록 한다. 또 한가지. 넘어지지 않으려고 힘을 쓰다가 뒤로 넘어질 경우 더 큰 피해를 부를 수 있으므로 ‘과감히’ 넘어지는 것도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도움말〓연세대 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김현우 교수,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실 박원하 교수)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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