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코모 피아노 아카데미 부원장 김미경씨 인터뷰

  • 입력 2002년 12월 3일 19시 07분


김미경 코모 아카데미 신임 부원장(왼쪽)과 권순덕 쇤브룬뮤직컨설팅 대표.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김미경 코모 아카데미 신임 부원장(왼쪽)과 권순덕 쇤브룬뮤직컨설팅 대표.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이제 세계 음악계 속에서 우리의 인맥을 키워나갈 때입니다. 몇몇 천재 음악가의 ‘스타성’이나 부모들의 열성에만 의존하던 때는 지났어요.”

최근 이탈리아 코모호(湖) 피아노 아카데미 부원장으로 위촉된 피아니스트 김미경씨(41·서울대 강사)의 말. 코모아카데미는 국제적인 콩쿠르 입상자들을 집중 훈련시키는 특수음악교육기관으로, 원장인 마르타 아르헤리치 외에 레온 플라이셔, 알리시아 데 라로차, 메나헴 프레슬러 등 쟁쟁한 교수진을 확보하고 있다. 피아니스트 백혜선씨(서울대 교수) 도 이 아카데미에서 집중교육을 받았다.

“리스트와 부조니 국제콩쿠르에서 심사위원을 맡은 경력이 이번 인선에 큰 도움을 주었죠. 국제적 콩쿠르는 사실상 30∼40명의 한정된 인물들이 돌아가면서 심사위원을 맡습니다. 일단 그 ‘서클’에 편입되면 세계 음악계에서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는 셈입니다.”

그는 “93년 이 아카데미가 생긴 뒤 매년 200여명이 입학원서를 보내오지만 입학생 수는 7, 8명에 불과하다”며 “한국 학생들이 매년 한 명씩이라도 이곳에서 훈련을 받는다면, 훗날 세계 피아노 인맥의 중심적 위치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세계 음악계를 무대로 활동하게 된 데는 빈과 서울을 오가며 음악컨설팅사업을 하고 있는 권순덕(38) 쇤브룬뮤직컨설팅 대표의 역할이 컸다고 소개했다.

재 오스트리아 교민인 권씨는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독일, 동구권을 중심으로 한국연주가들의 유럽진출 등 공연기획사업을 펼치는 한편 7년전부터 김씨의 유럽음악계 진출을 위해 힘써왔다. 지난해 장윤성 울산시향 상임지휘자가 지휘한 폴란드 작곡가 팬데레츠키의 교향곡 5번 ‘코리아’ 오스트리아 초연, 올해 빈 무지크페라인홀 정기연주회에 데뷔한 바이올리니스트 양고운 콘서트도 그의 ‘작품’.

그는 내년부터 코모아카데미에서 진행되는 레슨모습을 영상화, 컨텐츠로 판매하기로 아카데미측과 협의를 끝낸 상태. 이와 별도로 내년 8월 오스트리아 빈에 200여석 규모의 공연장 ‘빈 음악센터’(Musikzentrum Wien)개관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중. 이곳에는 연주가들을 위한 레슨실과 기숙사도 마련된다.

그는 “연주자들의 열성과 기획자의 아이디어가 합쳐질 때 세계 음악계에서 ‘유태인 파워’에 버금가는 ‘코리안 파워’를 형성할 수 있다”며 의욕을 보였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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