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실력과 땀으로 승부 ‘파이팅’ 길거리 가수

  • 입력 2002년 8월 16일 16시 47분


검찰의 연예계 비리 수사로 연예기획사와 방송사 PD 간의 PR비 수수 관행이 철퇴를 맞고 있는 가운데, 매니저도 없이 자신의 노래를 방송사를 직접 찾아다니며 홍보하는 가수가 있다. 가난과 역경에 맞서 싸우며 음악을 향한 집념 하나로 외길을 걸어온 ‘길거리 가수’ 강태웅씨(37)가 그 주인공.

강씨의 노래 ‘파이팅’은 최근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금주의 인기가요’1위에 올랐다. PR비 한푼 쓰지 않고 실력과 땀으로만 결실을 맺은 것이다. 요즘엔 알아보는 사람들도 꽤 많아졌고 1주일에 3~4차례 라디오 방송에도 출연한다.

강씨는 4시간 남짓의 수면시간과 식사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노래 홍보하는 데 쓴다. 서울과 지방의 라디오 방송국을 돌며 자신의 노래를 틀어줄 것을 간곡하게 부탁하고, 방송국 ‘순회’가 끝나면 음반과 기타를 들고 거리 홍보에 나선다.

그는 지나온 세월을 되돌아볼 때마다 눈시울이 붉어진다고 했다. 열 살 때 가출해 머슴살이를 전전하면서 소년기를 보낸 그는 독학으로 초·중·고 검정고시를 통과해 명지전문대 작곡과에 입학했다. 이후 10년 동안 명동과 남대문시장에서 초콜릿 좌판, 옷 노점상 등을 하면서 앨범 제작비를 모았다.

96년 여름 9곡이 수록된 데모 테이프가 마침내 탄생했고, 호프집 노래방을 돌며 혼자 홍보하며 판매에 나섰다. 2만개의 테이프를 팔았고 그렇게 모은 돈으로 98년 어렵게 데뷔 음반을 발표했다. 첫 음반을 내는 데는 10여년이 걸렸지만 두 번째 음반(7월 말 출시)을 내는 데는 채 2년이 걸리지 않았다. 그의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강씨는 “돈이 없어 음반을 내지 못하는 가수들을 위한 제작사를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송홍근 〈주간동아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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