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귀금속과 생활보석 중간단계 패션소품 '브리지 주얼리'

  • 입력 2002년 5월 30일 14시 42분


타테오시안의 '브리지 주얼리' 사진=전영한기자
타테오시안의 '브리지 주얼리' 사진=전영한기자
창업투자사 리앤코인베스트먼트의 이정학 사장(41)은 요즘 와이셔츠에 ‘타테오시안’의 물색 커프스버튼을 종종 달고 다닌다.

“맞춤 와이셔츠와 특히 궁합이 잘 맞는다. 부피는 작지만 딱딱한 슈트 차림에 포인트를 주는 역할을 하며, 젊고 밝은 분위기를 연출해 준다”고 말한다.

MBC ‘위기의 남자’에 출연 중인 탤런트 변정수씨는 흰색 검은색의 보석 원석이 포도송이처럼 크게 장식된 반지를 끼고 다닌다. 변씨는 “예전의 주얼리는 금이나 다이아몬드가 아니면 럭셔리해 보이지 않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색상이나 디자인에서 적당히 품위를 지키면서 화려한 것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브리지 주얼리’가 30, 40대 전문직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유행으로 부상하고 있다. 고가의 금과 플래티넘으로 장식된 ‘럭셔리 주얼리’와 주철도금이나 순도가 낮은 은으로 이루어진 ‘커스텀 주얼리(생활보석)’의 중간단계에 있는 것들이다. 브리지 주얼리들은 기존의 금 플래티넘 다이아몬드 외에도 각종 유색 원석과 진주를 사용한다.

브리지 주얼리의 특징은 소재나 디자인과 함께 세부적인 장식에도 많은 신경을 써서, 시선을 끄는 효과가 더해졌다는 점이다.

인기아이템인 타테오시안의 핑크색 ‘하트 목걸이’,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붉은색 ‘사과 목걸이’ 등은 백화점 매장에서 품절돼 사전예약을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을 정도. ‘하트 목걸이’는 특히 보는 각도에 따라 빛의 굴절이 다르게 이루어지는 하트형 펜던트가 포인트다. 투스는 알록달록한 루비나 자수정, 아쿠아마린 색상의 비드로 엮인 목걸이를 최근 선보였다. 루이뷔통의 ‘매력 팔찌(Charm bracelet)’에는 이륙하는 비행기, 거품이 이는 샴페인, 여행가방들의 미니어처 장식이 달려 있어 앙증맞은 느낌을 준다.

브리지 주얼리의 유행은 세계적인 추세다.

15일 한국을 방문한 ‘타테오시안’의 로버트 타테오시안 사장은 “뉴욕의 월가나 런던의 본드스트리트의 세련된 직장인들을 관찰해 보면, 경쾌한 느낌의 패셔너블한 주얼리로 자신의 멋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많다. 두꺼운 금목걸이나 다이아몬드반지는 이제 고급 사교 파티장말고 다른 곳에서는 구경하기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최근의 브리지 주얼리 붐을 ‘90년대의 미니멀리즘’이 가고 화려하고 로맨틱한 이미지의 80년대 경향으로 회귀하는 현상으로 보는 패션전문가들도 있다. 90년대 후반까지는 검은색 정장에 큐빅이 박힌 ‘반짝이핀’ 정도로 심플하게 장식하던 것이 유행이었다.

지난해까지도 은이나 도금된 주철을 이용한 티파니, 아가타 등의 제품이 각각 20∼30대와 10대의 소비를 업고 인기를 주도했다.

올해 들어서는 미니멀하고 심플한 소품, 액세서리로는 더 이상 자신의 아름다움을 차별화해 드러내 보이지 못한다는 인식이 힘을 얻고 있다. 여기에 민소매를 입거나 브래지어의 어깨끈까지 드러내는 노출의 계절인 여름이 다가오면서, 한결 다양한 무늬와 색상을 지닌 브리지 주얼리들이 드러난 몸의 공간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타테오시안 ‘하트 목걸이’

하트의 밑선이 왼쪽으로 꺾인 비대칭형으로, 수작업으로 만든 것이다. MBC드라마 ‘로망스’에 출연 중인 김하늘이 착용하고 나와 더 인기를 끌고 있다.

●타테오시안 반지 팔찌 목걸이

반지에 매달린 포도송이 같은 큐빅들이 제각기 다른 각도로 빛을 반사한다. 금이나 은보다 가볍고 투명한 ‘화이버옵틱글라스’라는 신소재를 사용했다.

●다사끼 지니아 루비 반지

합성루비 소재로 만들어 반짝반짝 빛나는 느낌이 원석보다 더하다. 붉은색 군청색 보라색 은색 등 화려하고 다양한 색상을 도입했다.

●크리스티앙 디오르 ‘사과 목걸이’

앙증맞은 사과 모양 덕분에 인기를 얻어 주문하고 기다려야 할 만큼 물건이 달리는 상태. 펜던트는 순도 높은 은인 ‘스털링 실버’와 플라스틱 소재를 섞어 만들었으며, 오렌지색과 빨간색 등 화려한 원색이 가미됐다.

●크리스티앙 디오르 팔찌

‘Dior’ 글자가 새겨진 로고 무늬와 하트가 시선을 끈다. 투명한 듯 보이지만 실제로 착용하면 형광 효과가 있다. 각기 다른 색상의 팔찌 세 개를 한쪽 팔에 차는 스타일을 연출하는 경우가 많다.

●루이뷔통 ‘매력 팔찌’

이륙하는 비행기, 거품이 이는 샴페인, 여행용 가방, 자동차, 에펠탑 등의 미니어처 장식이 달려 있어 ‘디테일의 멋’이 잘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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