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강아지는 내친구"…여름철 털관리는 시원하게

  • 입력 2002년 5월 30일 14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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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영한기자
사진=전영한기자
《멍멍! 안녕하세요∼. 내 이름은 연지. 한 살된 토이 푸들이에요. 오늘은 언니가 미장원에 데려왔어요. 전 목욕하고 털 깎는 게 너무 신나요. 시원하고 냄새도 좋잖아요. 제 머리를 해주시는 헤어 디자이너 선생님이 특별히 더위 나기에 좋은 스타일을 연출해 주셨어요. 너무 마음에 들어서 깡충깡충 뛰어다녔지요. 참! 제 언니는 탤런트 안연홍이에요. 언니는 제가 시원해하는 건 좋지만 너무 짧게 잘라서 ‘통닭’처럼 보이는 건 싫대요. 그래서 몸털은 1㎝ 정도까지 짧게 잘랐지만 다리랑 머리털은 남겨 놓았어요. 머리 모양이 꼭 클레오파트라 같죠? 올해 유행이 ‘로맨틱’이라는데 저도 여성스러워보이고 싶어서요. 참! 언니랑 저랑 머리스타일이 똑같지 않아요? 제 털 색깔에 맞춰서 언니가 염색까지 했대요. 》

▽애견의 여름 털 관리 상식〓여름이면 평소보다 짧게 털을 잘라주는 것이 원칙. 특히 털이 길고 어두운 색을 띄는 개들은 더운 날씨에 쉽게 스트레스를 받고 심한 경우 열사병에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죽이 보일 정도로 짧게 자르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한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퍼피즌 동물병원 김현조 원장은 “특히 에어컨이 가동되는 집 안에 사는 개들은 기온차가 큰 야외와 실내를 오가다 보면 감기에 걸리기 쉬운데 털이 없으면 항온력이 크게 떨어진다”고 말한다.

성격이 민감한 개들은 심지어 발가벗은 사람처럼 수치심을 느껴 외출을 꺼리기도 한다. 이럴 경우 옷을 입히면 부적응증을 덜 수 있다.

개털도 자외선을 많이 받으면 윤기가 크게 떨어진다. 털이 짧아 특별히 깎아줄 필요가 없는 치와와, 닥스 훈트, 바셋하운드, 미니핀은 락스에 빤 뒤 잘 헹구었거나 뜨거운 물에 삶은 수건으로 아침마다 털을 한 번씩 닦아주면 반질반질한 윤기를 유지할 수 있다. 개 종류에 상관없이 밥에 콩기름을 한 두 방울씩 섞어 먹여도 윤기 유지에 도움이 된다.

털이 긴 개들은 애견용품점에서 판매하는 스프레이 컨디셔너를 뿌려주고 빗질을 해준다. 목욕은 열흘에 한 번, 털 깎기는 1개월 또는 45일에 한 번 정도 해 주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

▽로맨틱하게 히피처럼〓애견 털깎기의 경우 사람의 경우처럼 해마다 트렌드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최근에는 우리보다 10년 정도 애견문화가 앞선다는 일본의 유행을 참조해 나름의 애견 헤어스타일을 만들어내는 ‘유학파’ 개 전문 미용사들이 많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킴스 애견미용학원의 김남진 원장은 “올 여름에는 히피와 로맨틱한 스타일로 연출하면 가장 트렌디할 것”이라며 한국 가정에서 많이 기르는 견종별로 여름 미용 스타일을 제안했다.

슈나우저의 경우 얼굴 털을 자르지 않는 것이 슈나우저 특유의 야무진 입매의 매력을 그대로 살릴 수 있는 방법. 딴딴한 엉덩이 부분에는 하트모양을 내고, 귀 끝과 어깨에는 가느다란 줄무늬로 염색을 하면 훨씬 더 사랑스러워 보인다.

페키니즈는 얼굴과 귀 부분에 털을 많이 남겨 ‘라이언 킹’같은 느낌을 내는 것이 멋스럽다. 2002, 2003년 가을 겨울을 겨냥해 열린 파리 컬렉션에서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존 갈리아노나 장 폴 고티에가 모피나 양모 소재로 만든 풍성한 모자를 강조했던 것처럼 머리 부분을 강조한 것. 페키니즈 털 특유의 고급스러운 느낌이 더 돋보인다.

천진난만한 얼굴을 가진 마르티즈는 ‘말광량이 삐삐’처럼 머리를 땋은 뒤 슈나우저처럼 턱 부분을 각지게 자른다. 강아지 한 마리로 두 가지 종류를 키우는 것 같은 새로움을 느낄 수 있다. 엉덩이 부분에 날개를 단 것처럼 털을 남겨 놓은 ‘앤젤룩’도 발랄한 느낌을 준다. 흰털에는 연두색이나 분홍색 같은 파스텔톤 염색이 가장 잘 어울린다.

푸들은 털이 곱슬곱슬해 여러 가지 모양으로 변형할 수 있다. 동글동글한 이미지에 잘 어울리도록 머리 허리 꼬리 부분에 동그랗게 털을 남겨두고 노란색, 분홍색 등으로 염색을 하면 깜찍함을 뽐낼 수 있다.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 마르티즈의 ♥

마르티즈의 시원하면서도 로맨틱한 털깎기. 몸의 털을 전체적으로 짧게 자른 뒤 양 엽 엉덩이 부분에만 하트 모양으로 털을 남겼다.

▷ '삐삐' 마르티즈

"나 마르티즈 맞아?" 슈나우저처럼 턱의 털을 각지게 다듬은 뒤 양쪽 귀털을 촘촘히 땋은 마르티즈 종 애완견. '히피&에닉스'풍의 올해 트렌드를 따른 것이다.

◁ 슈나우저의 ♠

하트 모양 커팅과 금색으로 물들인 염색 기법이 돋보이는 슈나우저. 이런 털깎기는 엉덩이가 큰 견종에 잘 어울린다.

▷ 페키니즈 '라이언 킹' 같죠?

목털은 길게 남겨두고 몸털을 깔끔히 정리한 페키니즈가 작은 ㅜ사자를 연상케한다. 얼굴을 돋보이게 하려면 귀털도 많이 자르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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