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金추기경 “국민 눈물 닦아주는 사람이 대통령돼야”

  • 입력 2002년 1월 27일 18시 28분


“대통령 앞에서 자기 목을 내놓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그 정부는 잘될 것이다.”

김수환(金壽煥) 추기경은 26일 30,40대 경제 전문가 모임인 ‘미래경영연구회(미경연)’(회장 박희정·朴熙楨) 초청 강연에서 최근 고위공직자들의 잇따른 비리 연루의혹과 관련해 이같이 언급했다.

김 추기경은 “박정희(朴正熙) 대통령 이후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지만 (엄청난 권위 때문에) 그 앞에서 바른 말 하기는 쉽지 않겠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 때문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취임 직후 한 고위관계자가 대통령에 대한 조언을 요청했을 때 ‘전철(前轍)을 밟지 말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김 추기경은 또 “올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에서 선출될 지도자들은 정직 성실해야 하며 국민을 섬기는 겸손함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새로 선출될 대통령의 덕목에 대해서는 “국정운영 능력이 있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국민의 눈에서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평소의 지론을 거듭 밝혔다.

김 추기경은 대북관계와 관련해서는 “한 쪽이 강자가 되고 다른 쪽이 약자일 경우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없다”며 “화해와 협력뿐만 아니라 포용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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