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방사선의학회 학술지 창간1년만에 SCI에 올라

  • 입력 2001년 8월 29일 18시 32분


“이 교수, 내가 잘못 들은 건 아니겠죠.”

“틀림없습니다. 우리 학술지가 미국과학기술논문색인(SCI)에 오른 사실을 인터넷으로 방금 확인했습니다.”

지난달 4일 오전 서울대병원 진단방사선과 임정기(任廷基) 교수는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진단방사선과 이경수(李慶洙) 교수의 전화를 받고 흥분했다.

대한방사선의학회의 영문학술지인 ‘Korean Journal of Radiology’(한국방사선학술지)가 창간 1년여 만에 SCI에 오른 것이다. 임 교수는 이 학술지의 편집위원장이고 이 교수는 부위원장이다.

국내 학술지 중 최단 기간에 일궈낸 결실인 데다 아시아 오세아니아지역에서 SCI에 오른 최초의 진단방사선 학술지가 됐다. SCI는 미국과학정보연구원(ISI)이 매년 전 세계 과학기술 분야의 우수 논문을 선별해 구축하는 데이터베이스(DB)로 각국의 기초과학 수준을 평가하는 중요한 척도.

방사선학은 국내에서는 ‘비인기 분야’. 국내 방사선학 선구자인 전 서울대병원장 한만청(韓萬靑) 박사는 간암 투병 중임에도 학술지 창간에 매달렸고 20여명의 편집위원도 우수 논문의 유치와 심사에 며칠 밤을 꼬박 새우기 일쑤였다. 지난해 3월 계간지 형태의 학술지 1호가 발간됐으며 현재 6호까지 나와있다.

지난해 ‘의료대란’으로 예정된 논문이 뒤늦게 출고되는가 하면 교정을 맡은 영국인 프리랜서가 ‘무단 해외여행’에 ‘컴맹’이어서 국제 특급우편으로 영문 원고를 보내 교정을 받기도 했다.

대한방사선학회는 29일 오후 서울 롯데월드호텔에서 자축행사를 가졌다.

임 교수는 “이번 결실은 다른 학회보다 훨씬 작은 규모임에도 국제학술지 논문 게재 실적에서 항상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연구에 매진해온 동료 교수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말했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