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가정용이 너무 비싸다"

  • 입력 2001년 7월 27일 18시 22분


가정용 전기요금이 너무 비싸다. 원가보다 53%나 높다. 나이트클럽 룸살롱 등 유흥업소가 쓰는 전기요금보다도 더 비싼 것으로 밝혀졌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원가보다 17% 낮으며 한국전력은 이 때문에 생긴 손해를 가정용 전기요금 중 일부인 1조5467억원으로 메우고 있다. 가정이 ‘봉(鳳)’인 셈이다.

본보가 26일 단독 입수한 산업자원부의 2001년 전기원가와 판매가격 승인 자료에 따르면 한전의 올해 전기 1㎾의 판매단가는 발전원가 48.26원, 영업원가 17.84원, 영업외원가 7.46원 등을 더한 73.56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전은 판매가를 7개 용도로 구분하면서 가정에는 가장 비싼 112.55원에 팔고 있다. 이는 러브호텔 술집 등 서비스업소에 전기를 제공하는 판매단가 108.70원보다 4%나 더 비싼 수준이다.

반면 산업용은 가정용에 비해 절반 정도이고 원가보다 낮은 ㎾당 60.80원에, 농사용은 44.53원에, 심야전기용은 24.05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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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비싼 가정용 전기료

특히 산업용 전기요금이 원가 이하로 공급되면서 적잖은 업체가 에너지를 아끼지 않는 바람에 에너지 고소비형의 생산체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올해 396억7000만kWh의 전기를 쓰는 가정에서는 원가보다 비싼 전기 판매가격 때문에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1조5467억원(누진제 미적용시) 등 모두 4조4648억원의 전기요금을 내야 한다.

특히 가정용은 원가보다 53% 비싼 판매가격 외에도 10%의 부가가치세가 더해지고 다른 용도에는 없는 사용량별 최고 18배의 전기요금 누진제를 적용해 가계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산자부 김동원 자원정책실장은 “용도별로 전기요금을 달리하는 국가가 거의 없는 게 사실”이라며 “현재 전기요금체제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는 시장경제체제에도 맞지 않아 원가를 충실히 반영하는 쪽으로 제도를 바꿀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상철기자>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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