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석기시대에도 조 먹었네"…한반도 최고 곡물씨앗 발견

  • 입력 2001년 7월 12일 18시 42분


기원전 3300년경 신석기시대의 조와 기장 씨앗이 한반도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부산시립박물관은 신석기시대 유적지인 부산 영도구 동삼동패총 1호주거지 주변의 토양에서 불에 탄 조와 기장 등 식물의 유존체(遺存體·식물의 실체가 남아 있는 것)를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길이 6m, 폭 3m, 깊이 50㎝의 1호주거지 주변에서는 조 씨앗 75개와 기장 씨앗 16개 외에도 강아지풀 등 잡초류 씨앗 40개가 발굴됐다.

지금까지 학계 등에 보고된 가장 오래된 식물유존체는 기원전 3000년 중반 무렵으로 추정되는 황해 지탑리 2호주거지에서 출토된 것으로 조인지 피인지 불분명했으나 이번에 발견된 것은 방사선 탄소연대측정법으로 분석한 결과 기원전 3360년 것으로 확인됐다.

황해 지탑리유적과 마산리유적에 이어 한반도의 최남단인 동삼동패총에서도 신석기시대 식물유존체가 발견돼 학계에서는 이 시기에 한반도 전역에서 조와 기장을 중심으로 한 밭농사가 광범위하게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신석기 중기에 이르러서야 중국과 가까운 북한의 일부지역에서만 조 중심의 밭농사가 시작됐다는 기존 학설을 뒤엎는 것이다.으로 단순히 수렵 어로활동을 해온 것으로 인식돼온 신석기시대 경제생활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립박물관 박유성(朴有盛) 관장은 “신석기시대의 기장 씨앗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조 역시 연대가 확실하게 밝혀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식물유존체 출토는 신석기시대에 한반도 전역에서 농경생활을 하고 있었음을 직접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조용휘기자>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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