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주류 특집]한여름 달굴 '맥주전쟁'

  • 입력 2001년 5월 23일 20시 32분


날씨가 예년보다 빨리 더워지면 맥주회사들의 입은 ‘함지박’만 해진다.

추운 겨울날 시린 이를 다스려가며 마시는 맥주 맛도 괜찮지만 맥주의 참맛은 뭐니뭐니해도 땀을 뻘뻘 흘린 뒤 한 잔 들이켤 때의 시원함.

올 여름 맥주회사들은 어떤 마케팅 전법을 내세워 소비자를 공략할까.

3월초 통합된 OB·카스맥주 연합군은 올해 시장 ‘뒤집기 한판’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전의를 돋우고 있다. 올해 계획하고 있는 시장 점유율을 지난해보다 1% 포인트 높은 48%.

내년에는 50%를 넘어서서 하이트를 제치고 선두자리를 되찾는다는 각오다.

부드러운 맛의 열처리 맥주 OB라거와 톡 쏘는 맛의 비열처리 맥주 카스를 주력 브랜드로 내세워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중이다.

코코스 하드락카페 스카이락 등 패밀리 레스토랑의 메뉴판에 두 브랜드의 사진을 싣고 세트메뉴도 다양하게 개발한다.

오리엔테이션 과축제 농활 대동제 등 대학의 각종 행사에 맥주와 함께 아이스박스 종이컵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

OB라거는 이달부터 8월까지 포항 스틸러스, 울산 호랑이, 전남 드래곤즈, 전북 다이노스 등 프로축구팀과 두산 베어스, 해태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 등 야구팀의 홈 경기에서 각 팀의 로고가 새겨진 캔맥주를 판다.

카스맥주는 대학축제의 음악행사를 후원한다. 작년에 도입된 ‘비어 콘서트’가 폭발적 반응을 얻음에 따라 올해도 이를 기획한 것. 맥주공장이 있는 청주 청원지역 소비자를 위해 공장에서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하이트 맥주의 수성(守成) 전략도 강력하다. 하이트의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는 한편 흑맥주 스타우트를 부상시키는 데 판촉활동의 초점을 맞췄다.

하이트는 상대적으로 시장점유율이 낮게 나오는 신세대를 집중 공략해 젊은 소비층을 확보할 계획이다.

신세대 스타 원빈을 앞세운 TV광고도 이같은 전략의 하나. 또 산중턱에 있는 홍천 전주 마산의 공장견학을 활성화해 ‘깨끗한 맥주’ 이미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스타우트도 신세대 공략의 대표선수.

“덤벼라, 세상아”라는 도전적인 광고카피로 젊은층의 시선을 사로잡은 스타우트는 지난해 10만상자가 팔린 데 이어 올해는 판매목표를 100만상자로 잡고 있다.

또 19일부터 한달동안 열리는 ‘2001 제주 세계 섬문화축제’의 공식 맥주로 지정돼 한국의 맥주를 세계에 알릴 계획이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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