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00년 이동집계]"수도권으로…" 인구 다시 몰린다

  • 입력 2001년 4월 10일 18시 56분


지방경제 침체로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옮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수도권 인구집중현상이 다시 심각해지고 있다. 또 영호남 중부권 제주권 등은 인구가 줄었고 여성과 20, 30대의 이동이 활발했다. 통계청은 10일 이런 내용이 담긴 ‘2000년 인구이동 집계결과’를 발표했다.

▽수도권 인구집중 심화〓지난 한해 동안 다른 시도에서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으로 옮긴 사람이 수도권에서 나간 사람보다 15만252명이 많았다. 이는 99년의 9만4822명보다 58.5%(5만5430명)나 늘어난 것. 수도권 순이동(전입―전출)은 91년의 약 22만명에서 대체로 감소세를 보이면서 98년 9000명 안팎까지 격감했다가 99년부터 다시 크게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수도권과 다른 지역간의 ‘경기격차’ 확대로 다른 지방보다 경제활동여건이 유리한 수도권으로 이사하는 사람이 꾸준히 늘어난 반면 수도권에서 나가는 ‘전출인구’는 격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작년에 수도권으로의 순이동이 가장 많았던 시도는 부산(약 2만2000명)이었고 전남 전북 경북 등이 뒤를 이었다. 단순한 수도권 전입규모는 충남 전남 강원 전북 순이었고 수도권에서의 전출은 충남 강원 전남 전북 순이었다. 수도권 순유입 인구 중 취업 학업 등을 위해 이사한 20대가 70.6%나 됐다.

▽수도권 외의 권역별 인구는 모두 감소〓95년 이후 꾸준히 인구유입이 늘어나던 충청 강원 등 중부권은 지난해에 빠져나간 사람이 들어온 사람보다 1만4704명 많았다. 중부권이 유출초과로 돌아선 것은 6년 만에 처음.

연간 ‘유출초과’가 대체로 4만∼6만명이던 영남권은 작년 순유출이 7만848명으로 급증해 눈길을 끌었다. 호남권도 빠져나간 사람이 5만5142명 더 많았다. 제주권도 인구가 줄었다.

지난 한해 동안 읍면동 경계를 넘어 이동한 사람(총 이동인구)은 900만9000명으로 99년보다 4.5% 줄었다. 시도 경계를 넘어 이동한 사람도 284만6000명으로 5.9% 감소했다.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인구이동이 전반적으로 활발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서울 대구 광주는 전출자 중 절반 이상이 인접지역인 경기(63.7%) 경북(46.3%) 전남(52.0%)으로 각각 이동해 이들 도시의 ‘광역화 현상’이 계속됐다.

▽20, 30대와 여성의 이동이 활발〓총 이동자 중 20대 및 30대가 각각 215만2000명(23.9%)과 213만7000명(23.7%)으로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7.6%나 됐다. 20대는 학업 취업 결혼 등으로 이동률이 가장 높았고 30대는 10세미만의 자녀와 함께 주택사정 등으로 함께 옮기는 경우가 많았다.

여성의 이동률이 남성보다 0.4%포인트 높았다. 특히 20대와 50대중반 이후에서 남성보다 여성이 많이 옮겼다. 20대 남성은 군복무로 인해 상대적으로 이동이 적고 50대 중반 이후는 여성인구가 남성인구보다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시군구별 전입초과 1위는 용인시〓전국 232개 시군구 중 62개가 전입초과, 170개가 전출초과였다. 용인은 전입이 3만명 더 많았고 이어 경기 수원과 남양주가 각각 2만5000명과 2만명의 전입초과였다. 반면 빠져나간 사람이 많은 시군구는 서울 성북구(1만6000명 전출초과), 송파구와 대구 서구(각각 9000여명) 등이었다.

<권순활기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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