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책]'우리에게 온라인서점은 과연 무엇인가'

  • 입력 2000년 11월 17일 18시 48분


■'우리에게 온라인 서점은 과연 무엇인가'/ 한기호 지음/ 182쪽 8000원/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온라인 서점은 책의 문화를 풍요롭게 만드는 구세주인가? 아니면 추악한 악마인가?”

결론부터 밝히자면, 저자의 자문자답(自問自答)은 후자에 기울어 있다. 그는 “할인판매를 앞세운 온라인 서점의 성장은 정가제의 사각지대를 교묘히 이용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이들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에 대해서는 ‘쓰레기든 문학이든 동등하게 취급하는’ 시장 편향적 시각 탓으로 돌린다. 이에 맞서려는 듯, 저자는 일반화의 오류를 무릎쓰고 문화적 편향을 감행한다.

‘유통비용을 절감한 이익을 소비자에게 돌려준다’는 이들의 주장은 저자가 보기에는 교묘한 ‘억지 논리’다. 이들의 전범인 ‘아마존닷컴’ 조차 배송비용과 재고물량의 증가로 ‘팔면 팔수록 손해’임을 보여준다 한다. 결국 현상태로라면 온라인 서점은 ‘오프라인 서점들을 모두 망하게 해놓고 자신들마저 망할 것’이다.

그렇다면 정가제만이 출판계를 살릴 ‘구세주’인가? 시기적으로 민감한 현안에 대한 답은 다소 모호하다. “정가제가 시대착오적인 것이라면 하루빨리 새로운 출판 유통 패러다임을 찾아야 한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할인 경쟁’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저자는 온라인 서점의 활로를 할인가격이 아닌, 책에 대한 전문적이고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에서 찾을 것을 권고한다.

200명 이상의 전문가가 서평을 올리는 일본 온라인 서점 ‘bk1’ 등도 그는 실례로 든다.

그럼에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을 통한 상생(相生)의 길’이란 원론적인 해답만으로 온라인 서점 애용자를 계몽(?)시킬 수 있을까.

<윤정훈기자>dig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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