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백석고 영자신문 동아리 정윤아양 "영어 달인된 기분"

  • 입력 2000년 11월 7일 19시 44분


정윤아양(16·경기 고양시 백석고 2)은 요즘 들떠 있다. 같은 학교 이재연 이아랑양 등 1, 2 학년 학생 27명도 마찬가지다. 모두 기자가 된 듯한 기분이 들고 영어의 달인이 된 듯한 생각도 든다.

이들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영어를 배우고 싶은 학생들의 모임인 교내 동아리 ‘EPL’(English Pulse Lovers) 회원들. 최근 자신들의 손으로 직접 만든 영자신문 ‘YOUTHLINE BAEKSUK’을 손에 쥐었기 때문이다. EPL이란 맥박처럼 언제나 생동감 있는 영어를 배우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

여름방학 때부터 취재 편집 교열 등 실제 신문 제작과정과 다름없는 과정을 거쳐 4개월만에 최근 발간된 이 신문은 타블로이드판 12면에 인기 선생님 인터뷰, 10대 가수 소개기사, 칼럼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들이 만든 신문 1200부가 백석고와 인근 학교에 돌려지자 일산신도시 학생들 사이에 요즘 단연 화제가 되고 있다.

일산신도시 최고의 명문으로 꼽히는 학교에 다니면서도 입시에만 매달리지 않고 틈틈이 시간을 내 자신들의 힘으로 영자신문을 만들어 낸 이들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취재부장을 맡은 정윤아양은 “손에 쥐고 보니 우리 힘으로 만들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라며 “다음 호는 친구들의 진솔한 생활 속 이야기들을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학교 수업하랴 학원에 다니랴 바쁜 이들이지만 인터넷 통신망을 활용해 회의를 열고 취재지시를 내리는 등 21세기 학생들의 면모에 맞는 취재시스템을 갖춘 것도 장점.

이 학교 학생들이 외부에서 바라보듯 입시에만 매달려 있지는 않다. EPL회원 못지 않게 자신들의 생각과 힘으로 학과수업 이외의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26개의 다른 동아리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만화부는 동아일보가 주최한 ‘국제 만화페스티벌’에 지난해와 올해 잇따라 초대돼 전시회를 열고 우수학교로 선정됐다. 또 합창부 그룹사운드부 사물놀이부는 해마다 호수공원에서 정기공연을 갖고 있다.

이 학교 이은협 교장은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자신들의 취미를 살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참교육인 만큼 학생들을 뒷바라지하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고양〓이동영기자>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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