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대의 여론]"행동보다 토론중심 민주주의로"

  • 입력 2000년 10월 23일 18시 46분


세계언론학회(ICA) 회장인 미국 펜실베니아대 조셉 카펠라교수, 여론연구분야의 권위지인 ‘계간 여론(Public Opinion Quarterly)’ 편집장인 펜실베니아대 빈센트 프라이스교수 등 여론과 정치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저명한 국내외 학자들이 참가해 주제를 발표한다.

카펠라교수는 여론 형성 과정에서 정치적 논의와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대중을 고립된 개인의 집합체로 보는 전통적인 여론조사방법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대화적 여론조사 기법’을 소개한다. 카펠라 교수는 미리 배포된 발표요약문에서 “일상생활 속에서 자유롭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시민들의 정치적 대화가 합리적이고 질적으로 우수한 여론을 생산해 낼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인터넷이 바로 그러한 정치적 논의를 위한 새로운 장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연세대 김영석 김주환교수는 디지털 미디어 혁명이 여론 형성 및 여론 조사 연구에 가져오는 근본적 변화를 검토한 뒤, ‘컴퓨터를 이용한 대화 내용 분석’이라는 새로운 여론조사기법의 가능성과 그 이론적 배경을 소개한다.

프라이스 교수는 현재 진행중인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웹사이트를 통한 정치적 토론과 논의가 시민들의 여론 형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분석해 소개한다. 그는 웹에 기반한 설문조사와 웹 TV 등을 이용해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 내내 시민의 여론 형성과정을 추적하면서, 특히 인터넷을 통한 시민들의 정치적 논의가 여론 형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집중 논의한다.

또 미국 민주당 앨 고어 대통령후보의 고향인 테네시주 여론조사책임자인 로버트 와이어트 교수는 생생한 여론조사경험을 소개한다. 이밖에 서울대 양승목 박승관, 연세대 윤영철, 고려대 심재철, 숙명여대 강미은, 동국대 김무곤, 단국대 윤태진, 한림대 김신동 교수가 참여한다.

이번 세미나는 인터넷 사이트나 전자 게시판 등 컴퓨터 매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발달함에 따라 자유로운 의견 제시의 기회와 새로운 토론 공간이 활성화된다는 점에 주목하는 것이 특징이다. 참가자들은 행동이 우선시되는 참여민주주의에서 토론과 논의가 중시되는 숙의(熟議) 민주주의로 민주주의의 기본 모델이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김형찬기자>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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