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고교평준화/부천]"고액과외 근절위해 꼭 필요"

  • 입력 2000년 10월 19일 19시 16분


중동 신도시를 포함하고 있는 경기 부천시 중학생들도 입시지옥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 중학생들은 좋은 고등학교에 가기 위해 평소에도 학원으로 내몰린다. 더구나 입시철이 다가오면 명문고교를 가기 위한 중학생들을 상대로 족집게 과외, 소수정예 과외 등 온갖 형태의 고액 과외가 기승을 부린다.

구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학교수 45 24 19
학생수 7만7861 3만5406 3만4625

▽실태〓부천에는 인문계 15개, 실업계 4개 등 모두 19개 고교가 있다. 중학교는 3월 기준으로 24개교 3만5406명(820개 학급)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인문계 고교 1학년의 올해 정원은 8880명이었지만 실제 9043명이 재학 중이다. 인문계 고교의 정원보다 재학생 수가 많은 이유는 부천지역 중학교 졸업자 중에서 인문계 고교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 거의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학급당 학생 수를 조정했기 때문.

▽평준화도입 찬성〓한국교육개발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평준화 도입에 대해 부천지역 학부형들도 70% 이상이 찬성하고 있다. 부천교육연대 장경화 사무국장(39)은 “24개 중학교에서 상위 5%에는 들어야 명문고교인 부천고나 부천여고를 갈 수 있다”며 “성적순은 학생들에게 고통과 위화감을 준다”고 말했다. 부천동여중 학교운영위원장 김종철씨(46)는 “중학생들이 학교수업이 끝나기 무섭게 학원으로 달려가는 등 과외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평준화에 찬성하는 학부모들은 사교육비도 줄이고 학생들에게 인성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평준화를 당장 도입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비평준화 고수〓한국교육개발원 조사결과 비평준화를 고수하는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수준차이로 인한 수업 효율성 저하(54.1%) △중학생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을 우려가 있기 때문(24%)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 행사가 어렵기 때문(9.3%) △고교의 시설과 교사 수준 차이가 심하기 때문(6.4%) 등을 이유로 내세웠다.

부천여고 1학년 학부모 대표 김두환씨(46)는 “평준화 지역에서는 학력이 우수한 학생과 열등한 학생을 한 곳에 몰아넣고 오로지 천편일률적인 입시위주의 교육만 시키므로 공부 잘 하는 아이에게는 배울 것이 없고, 열등한 학생은 사교육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사교육비가 절감된다고 볼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학군 조정〓19개 고교 중 중동 신도시가 위치한 원미구에만 12개 고교가 밀집해 있어 부천 전체를 2, 3개 학군으로 나누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국교육개발원 조사에서도 학교배정 방법으로 ‘선지원 후추첨제’를 실시하면서 희망학교 2, 3개 학교를 지원하는 것이 타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학군으로 시행하다가 일부 문제점이 도출되면 그 때 가서 2, 3개 학군으로 나누는 것도 늦지 않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부천〓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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