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도올논어' "논어속에 인간이 있다"

  • 입력 2000년 10월 13일 19시 42분


“‘노자(老子)’ 속에는 노자가 없다. 그러나 ‘논어(論語)’ 속에는 어느 한 사람이 있다.”

EBS ‘노자’ 강의로 인기를 끈 도올 김용옥이 KBS 1TV ‘공자’ 강의를 시작하며 내놓은 강의교재 겸 논어해설서에서 던지는 일갈이다.

‘노자’라는 책은 추상적 사유의 산물이기 때문에 그 사유의 주체자에 대한 구체적 이해가 없이 추상적 사유 자체만으로 충분한 이해가 성립할 수 있지만 ‘논어’의 경우는 다르다는 것이다. ‘논어’는 한 인간의 논(論)이요 어(語)이기 때문에 “반드시 그 논어의 주체자인 한 인간의 모습의 맥락을 전제로 할 때만이 읽힌다”고 도올은 말한다.

그래서 잠언처럼 던져진 ‘논어’의 ‘한 인간’을 먼저 이해시키기 위해 ‘공자의 생애와 사상’이라는 서설이 120여 쪽을 차지한다. 또한 ‘논어’에 들어가기 전에 ‘논어’에 대한 저자의 접근법을 제시하려는 ‘나의 해석학적 입장’도 곁들이고 있다.

김씨 특유의 ‘장황한’ 해설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탓에 이번에 나온 제1권의 경우 ‘논어’의 총 20편 중 제 1편인 ‘학이(學而)’만이 담겨 있다.

도올은 학이편의 첫 구절부터 공자가 인격적 학문적 동지를 만나는 기쁨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정치적 집단의 결집에 흡족해 하는 쪽에 초점을 맞춰 해석하고 있다.

▼'도올논어(1)/ 김용옥 지음/ 통나무/ 301쪽/ 8500원▼

<김형찬기자>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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