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딴지일보 졸라 스페셜'

  • 입력 2000년 9월 7일 12시 03분


대우, 현대등 거대재벌이 비틀거리며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살벌한 재계에, 일개 웹사이트 하나가 '그룹'을 선언하며 문어발식(?)으로 영역을 넓히려 하고 있다.

총수 김어준. 이미 한국농담을 능가하는 씨니컬 패러디 황색 싸이비 싸이버 루머저널 '딴지일보'를 35호까지 발행하며 일약 '언론의 총수'로 우뚝 선 게 아닐까? 도무지 겁이 없다. 거침이 없다. 한마디로 천의무봉이랄까. 참내, 한국 사회에서 불과 3년만에 '엽기'라는 단어를 횡행하게 만들고 '졸라'라는 말도 안되는 유행어를 퍼뜨린 죄, 심히 막중하달 수 있다.

점잖은 체면에 '똥침'이라니, 또 뭐라나? '똥침의 사회학'을 설파하는 그의 철면피에 혀가 내둘러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0대중반의 어설픈 백면서생조차 고개를 끄덕인다. 아지못게라.

이 책은 소위 '㈜딴지그룹'이 종이책 출판을 시작하는 신호탄이다. 아날로그영역에서 본격적으로 독자적인 발언을 시작한다고 또 호언장담이다.

'졸라 스페셜'기사중 40여편을 정선했단다. 기존에 '자작나무'에서 펴낸 '딴지일보' 1~4권은 인터넷기사를 그대로 종이책에 옮긴데 반해, 이 책은 딴지의 내용들을 완전한 종이책 형식으로 바꿔 담았다. 물론 기존의 상식을 무너뜨리는 것은 물어보나마나. 이 책은 아무 데서나 읽어도 상관이 없다. 제대로 보다가 심심하면 책을 거꾸로 해서 봐도 된다. 역시 책 한 권을 내도 김어준답다.

연말엔 또하나의 매체를 창간할 계획이란다. 이름하여 '선데이딴지'. '조선일보'와 지금은 자취를 감춘 '선데이서울'은 총수 김어준에게 왜, 언제까지 '넘어야할 산'일까?

최영록<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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