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 운전예절]이성미/불법 U턴 너도나도 따라해서야

  • 입력 2000년 9월 4일 19시 14분


교통방송에서 낮 12시15분부터 1시50분까지 김성환씨와 함께 ‘9595쇼’를 진행한지도 거의 10년이 다 돼 간다. CCTV를 통해 매일 서울의 교통 상황을 실제로 지켜보다 보면 정말 안타까울 때가 많다. 10년 전과 지금을 비교하면 오히려 교통 신호를 준수하는 비율이 떨어진 듯한 느낌이 든다.

신호가 떨어지기도 전에 차들이 휙휙 내닫는 것은 이제 신기한 일도 아니다. 또 오토바이가 꽉 막힌 차들 사이로 요리조리 내빼는 것을 보면 아찔하기 짝이 없다. 특히 요즘에는 중앙선을 마구 넘는 운전자들도 많이 늘어난 것 같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가든호텔 앞에서 유턴하는 곳은 상습적인 위반 지역이다. 앞차가 돌기도 전에 차를 돌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처음에는 다른 차 눈치를 보다가 위반하는 차가 한 대만 생기면 너도 나도 위반한다. 건너편 차선에서 잠깐 차가 오지 않는 틈을 타서 차를 돌리기도 한다. 이럴 때는 CCTV를 보고 있는 내가 더 아슬아슬해 오금이 저릴 지경이다. 그러다 보니 유턴하던 차끼리 접촉사고가 종종 일어난다.

CCTV를 보다가 사고 현장을 목격할 때는 씁쓸하기만 하다. 사고가 나면 차를 길가로 빼지 않고 다른 차량들을 가로막은 채 싸우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다.

교통 신호는 일종의 사회적 약속인데 마치 ‘자기 혼자만 정해 놓은 약속’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교통순경이 없다고 ‘만사 OK’가 아니다. 이런 위반자들에게는 한 번 CCTV를 보여주고 싶다. 과연 그들의 행동이 얼마나 위험하고 아슬아슬한지 눈으로 직접 보면 다시는 위반을 저지르지 못할 것이다.

또 남이 위반하다고 같이 위반하지 말고 남은 어떻게 하든 자기 소신껏 운전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이성미(개그맨·교통방송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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