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질쇠고기 초등교-병원에 납품한 업자 10명 적발

  • 입력 2000년 9월 4일 18시 59분


유통기한이 지난 수입 쇠고기를 시중에 유통시키고 출처가 불분명한 저질 쇠고기를 초등학교 단체 급식용으로 납품한 축산물 수입 유통업체 대표 등 10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특수2부(이덕선·李德善부장검사)는 4일 유통기한이 지난 수입 쇠고기를 시중에 대량 유통시킨 혐의(식품위생법 위반)로 ㈜제니스유통 대표 이광석(李光石·37)씨와 축협 자회사인 ㈜축협유통 상무 정상진(丁相珍·49)씨 등 3명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저질 쇠고기의 품질 등급을 속여 학교에 납품한 혐의 등으로 제일축산 대표 박주영(朴柱英·54)씨 등 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씨는 6월부터 유통기한이 지나거나 임박한 미국산 냉장 쇠고기 20t을 냉동 쇠고기로 속여 시중에 유통시키고 61t을 판매 목적으로 보관해 온 혐의다.

㈜제니스는 연간 매출액이 1200억원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축산물 수입업체라고 검찰은 말했다.

㈜제니스는 영하 20도 이하에서 보관하는 냉동육의 유통기한(24개월)이 영하 0∼2도 상태에서 보관하는 냉장육(90일)보다 훨씬 긴 점을 악용, 냉장 쇠고기의 유통기한이 임박해 오면 이를 냉동육인 것처럼 스티커를 바꿔 붙인 뒤 대기업과 병원 등의 구내식당에 납품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일부 축산물 수입업체의 경우 냉장 쇠고기의 유통기한이 다가오면 이를 국거리와 스테이크 재료로 가공해 팔아왔다”며 “이럴 경우 가공일로부터 다시 새로운 유통기한이 90일이나 부여돼 처벌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축협중앙회의 자회사인 ㈜축협유통 상무 정씨는 지난달 7일부터 유통기한이 지난 덴마크산 냉동 돼지고기 69t을 판매 목적으로 보관해온 혐의다.

제일축산 대표 박씨는 축산물 등급판정서 35장을 위조해 출처가 불분명한 저질 쇠고기를 1등급으로 속여 서울시내 3개 초등학교에 납품해 5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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