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한기호씨 도발적 글…"e북 작가들 너무 오만하다"

  • 입력 2000년 7월 25일 19시 09분


‘작가의 오만이 도를 지나치고 있다?’

e북(전자책)에 대한 작가들의 제몫찾기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24일 출판사 연합 인터넷서점인 ‘북토피아’(www.booktopia.co.kr)의 ‘책사랑방’ 코너에 ‘작가들은 좋은 작품부터 써라!’는 제하의 도발적인 글을 띄웠다.

평소 ‘e북은 없다’는 입장을 취해온 한씨는 여기서 지난달말 작가 50여명이 합의한 전자책 계약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겨냥해 “작가의 오만이 e북 업체의 오만을 넘어섰다”고 일갈했다.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도 않은 e북을 놓고 인세를 정가의 50%로 하는 것이나, 업체의 저작권 기간을 1년 미만으로 정하자고 작가들이 결의하고 나선 것은 “오만불손한 태도로 디지털을 대하며 작가들이 자기 밥그릇부터 챙기겠다고 나선 꼴”이란 주장이다. 이 때문에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면서 작가들을 현혹시킬만한 조건으로 다급하게 달려들었던 업체들도 e북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다”는 것.

마지막으로 “작가들은 우선 좋은 작품을 쓰겠다는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고 권고한 한씨는 “당장 돈 몇 푼이 필요해 개발새발 쓴 글은 종이책이든 e북이든 세상에 뿌리내릴 수 없다”고 결론을 맺고 있다.

이에대해 작가측은 한씨의 주장을 e북 업체의 입장만을 옹호하는 단견으로 파악하고 있다. 소설가 박상우씨는 “e북 계약에 대한 작가들의 집단 입장 표명은 업체마다 인세 비율과 저작권 기간이 제각각인 혼란스런 상황에서 작가의 권익을 지키려는 정지 작업 차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한씨는 e북 문제와 관련된 글을 시리즈로 연재할 계획이며, 전자책 관련 작가협의회도 반론문을 내달 1일 오픈하는 작가 연합 인터넷페이지(www.novelhouse.or.kr)에 올리기로해 귀추가 주목된다.

<윤정훈기자>dig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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