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주류 특집]"고급위스키 시장을 잡아라"

  • 입력 2000년 7월 14일 21시 21분


고급 위스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계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위스키시장의 양대 업체인 진로발렌타인스와 두산씨그램은 최근 원액 숙성기간이 15년 이상인 ‘슈퍼프리미엄급’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시장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위스키 뒤에 붙는 숫자는 통상 원액의 숙성연수를 의미한다. 위스키는 숙성연수에 따라 ‘급’이 달라지며 15년 이상이면 최상 등급인 슈퍼프리미엄급으로 분류된다. 발렌타인 17년산, 시바스리갈 18년산, 로얄살루트 30년산 등이 대표적이다.

슈퍼프리미엄급 제품을 먼저 시장에 내놓은 업체는 진로발렌타인스. ¤진로가 세계 위스키시장 2위업체인 영국의 얼라이드 도맥과 합작해 출범시킨 진로발렌타인스는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춰 24종류의 원액을 섞어 만든 15년산 ‘임페리얼15(500㎖)’를 내놓고 고급 양주시장 선점에 나섰다. 소비자가격은 3만8000원∼4만원대.

진로발렌스타인스측은 “발렌타인 17년산, 시바스리갈 18년산, 로얄살루트 30년산 등 현재 시판중인 슈퍼프리미엄급 위스키들이 모두 직수입 브랜드인데 비해 ‘임페리얼15’는 순수 국내브랜드로 분류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진로측은 또 “프리미엄급 위스키 시장점유율 1위업체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 고급 양주시장도 1위를 수성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윈저’‘시바스리갈’ 등을 생산하는 두산씨그램은 영국 스코틀랜드 고원지대에서 생산된 보리를 원료로 한 17년산 ‘윈저 17’ 500㎖와 350㎖제품 두 종류를 4일부터 판매하고 있다. 영국의 세계적 위스키업체인 시바스 브라더스사와 공동개발한 원액을 사용한 이 제품은 부드러운 맛과 깊은 향이 특징이라고 회사측은 설명.

두산씨그램도 “17년산으로 국내에서 생산되는 슈퍼프리미엄급 제품으로는 ‘윈저17’이 처음이며 빠른 시일 내에 시장석권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소비자가격은 500㎖제품이 백화점에서 4만5000원, 350㎖제품은 3만원대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밖에 ‘딤플’을 생산하는 하이트맥주 계열의 하이스코트도 이들 신제품에 맞서 18년산 ‘조니워커 골드’에 대한 대대적인 판촉 행사를 벌이며 맞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진로발렌스타인스와 두산씨그램이 슈퍼프리미엄급 제품 경쟁에 나선 것은 최근 5년간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은데다 경기회복세에 따른 고급제품 수요 증가 등으로 단기간에 시장형성에 성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국내 위스키시장은 ‘스탠더드(12년산 미만)→프리미엄(12년산)→슈퍼 프리미엄(15년산 이상)으로 점차 고급화하고 있기 때문에 업체들의 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 한해 위스키 매출은 주세인하와 경기회복세 등에 힘입어 1조원대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며 슈퍼프리미엄급 위스키의 시장점유율도 작년의 0.7%선에서 1.5%대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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