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어로마자표기법 확정…강북→Gangbuk로 표기

  • 입력 2000년 7월 4일 18시 50분


문화관광부는 4일 ‘ㅓ’의 표기법을 ‘O’에서 ‘eo’로 바꾸는 것 등을 골자로 한 국어의 새 로마자표기법을 확정 발표했다.

새 표기법은 반달표(˘)와 어깻점(’) 등 특수부호를 없앰으로써 국어 모음 중에서 ‘ㅓ’(O→eo) ‘ㅡ’(U→eu) ‘ㅕ’(yO→yeo) ‘ㅢ’(Ui→ui) 등 4개의 표기법이 바뀌게 된다.

자음 중에서는 ㄱ, ㄷ, ㅂ, ㅈ의 경우 어두에서는 k, t, p, ch로 적고 단어 가운데서는 g, d, b, j로 적었으나 새 표기법은 위치에 상관없이 g, d, b, j로 적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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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ㄱ, ㄷ, ㅂ이 자음 앞이나 어말(받침)에 올 때에는 종전과 같이 k, t, p로 적는다.

또 ㅋ, ㅌ, ㅍ, ㅊ은 종전에는 어깻점을 붙여 k’, t’, p’, ch’로 표기했으나 어깻점을 없애고 표기토록 했다.

ㅅ은 뒤에 ㅣ가 올 때는 sh로, 그 밖의 경우에는 s로 적었으나 새 표기법에서는 s로 통일했다.

새 표기법은 국어의 표기와 발음에 차이가 날 경우 발음나는 대로 적되 발음상 혼동의 우려가 있을 때는 음절 사이에 붙임표(-)를 쓸 수 있도록 했다.

고유명사는 첫 글자를 대문자로 적도록 했다.

사람 이름은 성을 앞에 쓰고 성과 이름을 띄어 쓰되, 이름은 붙여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이름 사이에 붙임표(-)를 쓰는 것을 허용키로 했다.

성씨 표기의 경우 김씨는 ‘Gim’으로, 박씨는 ‘Bak’로 써야 하지만 ‘Kim’ ‘Park’가 관행화돼 있어 종친회 등의 의견수렴을 거치기로 했다.

또 인명 회사명 단체명은 ‘삼성(Samsung)’처럼 새 표기법(Samseong)에 어긋나는 경우라도 종래대로 쓰는 것을 허용키로 했다.

새 표기법은 이번주 중 관보를 통해 고시되는 동시에 시행된다.

새 표기법이 시행되면 서울과 울산을 제외한 14개 시도를 비롯해 전체 지명의 약 60∼70%의 로마자 표기가 달라지게 된다.

그러나 도로표지판 광고판 문화재안내판 등은 2005년 12월31일까지 단계적으로 고쳐 나가도록 했다. 교과서와 지도 등은 2002년 2월28일까지 고쳐야 한다.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은 “현행 표기법은 반달표와 어깻점을 사용, 컴퓨터 표기가 안되는 등 문제가 많았다”면서 “새 표기법에서 발음 위주의 표기원칙이 확립됨에 따라 쉽게 쓸 수 있고 표기를 예측할 수 있어 정보 검색이 간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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