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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6월 16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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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번순 지음/삼성경제연구소
한때 경제성장의 새 모델로 각광받던 아시아경제가 1997년7월 태국에서 바트화 폭락과 함께 시작된 외환위기로 미증유의 경제위기를 겪는 과정, 그리고 이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변신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현재 삼성경제연구소 해외경제실 수석연구원으로 10여 년간 줄곧 동남아의 경제발전 모델과 기업,화교자본, 동남아의 외국인 직접투자 분야를 연구해 온 저자가 동남아 통화위기의 발생과정과 원인을 비롯해 주요기업의 구조조정과 자산매각 등 동남아 재건의 역사를 깊이있게 분석해 동남아 경제의 향방을 전망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예를 통해 분석한 ‘연고자본주의’의 문제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저자는 정경유착으로 대변되는 연고자본주의는 경쟁의 제한을 통해 비효율적 기업을 낳고 경제전체의 비효율을 가져온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보여줬다. 더러는 연고로 성장한 기업도 경쟁력을 갖출 수는 있으나, 수하르토가 몰락하자 같이 시련을 겪는 살림그룹의 경우처럼 연고기업은 근본적인 문제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외환위기를 전후로 동남아 기업들에게서 얻은 교훈을 다섯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기업인은 비전을 가져야 하고 비전은 현실 위에 서 있어야 한다. 둘째, 기업인은 미래의 흐름을 읽는 눈을 길러야 한다. 셋째, 경영의 투명성은 저성장 시대의 가장 큰 덕목이다. 넷째, 기업인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끊임없이 변신할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경쟁력으로 승부를 하겠다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 그리고 동남아 경제에서 정부가 배워야 할 교훈 세 가지를 이야기한다. 첫째, 경제규모가 작고 발전도상에 있는 아시아국가에서는 국가와 기업이 동반자적 관계여야 한다. 둘째, 정부가 기업경영을 지원하는 후견인 역할을 해 줘야 한다. 셋째,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502쪽 1만8000원
<김형찬기자> kh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