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엄마들]컴퓨터게임 엄마가 함께

  • 입력 2000년 5월 30일 20시 14분


“아이가 TV나 컴퓨터게임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요즘 미국엄마들이 가장 걱정하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엄마들의 고민과 별로 다르지 않다. 특히 최근에 교내 폭력사건이 많이 일어나자 이것 역시 TV나 컴퓨터 게임 탓이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한편으로는 “어려서부터 컴퓨터를 가르쳐야 나중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세 살도 되기 전부터 각종 컴퓨터 게임을 사주는 부모도 흔히 본다.

TV나 컴퓨터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많은 연구가 나왔지만 뚜렷한 이론이 나온 것은 없다.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있으나 장기적인 영향은 알 수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따라서 TV와 컴퓨터가 아이들에게 미칠 영향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부모로서 다음과 같은 점에 신경을 써야 한다.

우선, 밖에서 뛰어 놀아야 할 나이에 TV와 컴퓨터에만 매달리다 보면 운동부족이 될 우려가 있다. 또 또래 아이들과 놀지 못해 친구들과 어울리는 능력을 기르기 어렵게 된다. 경험을 통해 여러 가지를 배우지 못하고 아이들에게 ‘부적절한 프로그램’을 보게 되는 것도 우려할만한 일이다.

다시 말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또 어떤 TV프로와 게임에 시간을 보내느냐는 큰 문제가 아니다. 정말 문제는 부모가 바쁘다는 이유로 아이들이 TV를 보거나 컴퓨터를 하도록 혼자 방치해 두는데서 온다.

아이들이 TV프로그램을 보거나 전자게임을 할 때 부모가 가까이 있어서 적절한 프로그램을 보도록 권장하고 무서운 장면이 나오면 의지가 되어주며, 아이들이 의문이 있으면 그때 그때 답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바쁘고 피곤한 엄마 아빠가 그렇게 해주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끝-

정정순(미국 새너제이주립대 교수·아동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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