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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4월 6일 19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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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의 대가인 ‘옥수동 선생’ 심영순씨(60)와 쌍벽을 이루는 최씨는 중식 일식 양식 및 퓨전요리의 대가로 꼽힌다. 특히 우리 입맛에 맞게 창안한 요리와 과학적인 레시피로 가정요리의 뿌리를 내렸다.
“일류 레스토랑의 요리사에게 요리를 배워도 가정에선 화력과 도구, 재료가 따라주지 않아 같은 맛을 내기 힘들어요. 일반 가정의 부엌을 기준으로 가장 맛깔스런 음식을 만들어보자는 것이 가정요리의 취지지요.”
그는 이 맛내기 요령을 수치로 ‘계량화’해 알려주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부엌에서의 체험이 우러나 있으므로 그대로만 따라하면 실패할 염려가 없을 정도로 조리법이 정확하다. 또 하루가 다르게 나오는 새로운 재료와 기법을 사용해 항상 ‘살아 움직이는 음식’을 내놓는다.
‘라 맘마 꾸시나’(엄마는 요리중)란 학원을 열고 있는 최씨도 아이들이 소풍가는 이 맘때면 도시락과 관련된 아픈 기억을 떠올린다.
일본에 살 때 초등학생이었던 큰애의 소풍날 김밥을 정성스레 싸고 과일도 깨끗이 씻어 보냈는데 아이가 도시락을 먹지 않고 그냥 가져왔던 것. 일본애들은 삼색주먹밥을 예쁘게 싸고 사과 딸기를 색색깔로 깎아와 도시락을 꺼내기가 부끄러웠다는 대답이었다.
“이왕이면 소풍날엔 특별한 도시락을 준비해 보세요. 흔한 김밥 대신 달걀말이밥이나 초밥을 담고 과일도 예쁘게 깎아 설탕물에 담궜다가 함께 넣어주세요. 특히 초등학교 1, 2학년생에게 김밥은 목이 메이므로 초밥이 좋아요. 김밥이라도 충무김밥처럼 작게 말아주세요.”
최씨는 “주부들이 잘 알고 있으려니 했는데 달걀프라이 하는 요령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요리칼럼을 통해 기초적인 것부터 알려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달걀프라이가 아래는 타고 노른자는 안익는다는 얘기를 많이 해요. 물을 티스푼으로 하나 넣는 것이 요령이지요. 뚜껑을 덮고 익히면 증기의 힘으로 아래 위가 동시에 익어 예쁜 모양이 된답니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