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상음악제' 마침내 고향 찾다

  • 입력 2000년 2월 16일 19시 45분


“39년을 고국에서, 39년을 독일에서 지냈소. 이제 고향 통영으로 돌아가고 싶소. 바닷가에서 자연과 내 자신 속의 음악을 떠올리며 남은 생을 보내고 싶소.”

작곡가 윤이상이 95년 숨을 거두기 직전 남긴 말. 오랫동안 입국이 불허된 땅이었지만, 일본을 찾을 때마다 바닷가를 찾아 고향 쪽을 바라볼 만큼 그의 고향사랑은 남달랐다. 지금도 월요일 아침이면 통영 곳곳 초중고교 학생이 합창하는 ‘윤이상 작곡’의 교가를 흔히 들을 수 있다. 비록 그가 “유학 이전 나의 모든 작품은 무효다“고 선언하기는 했지만….

윤이상을 그리는 현대 음악 축제가 경남 통영에서 열린다. 18∼20일 통영시민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통영 현대음악제 2000-윤이상을 기리며’. 나흘 동안 관현악 독주곡 등 다양한 장르의 연주회와 세미나, 워크샵, 미공개 필림 상영 등을 통해 대 예술가의 면모를 여러 각도에서 조명한다.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음악제나 미국 아스펜 음악제를 보고 자신감을 얻었어요. 천혜의 자연을 배경으로 관광 비수기에는 문화축제를 열어 시설을 활용하면서 호응을 받고 있거든요.”

축제 기획의 책임을 맡은 김승근 국제윤이상협회 사무국장의 말. 그는 앞으로 윤이상 작품만을 연주하는 데서 벗어나 해외 작곡가들의 최신작을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대신 워크숍과 학술연구 부분을 키워 윤이상에 관한 최신 연구성과를 이 축제에서 접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행사를 주관하는 국제윤이상협회와 통영문화재단은 2002년부터 행사를 국제음악제로 승격시키고 일본 독일 등의 음악팬을 적극 유치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입장권은 8000원(학생 5000원). 워크샵과 세미나 입장은 무료. 콘도에서의 2박을 포함한 5만원짜리 ‘행사패스’도 판매한다. 02-391-9631(국제윤이상협회 한국사무국)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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