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시즌 휴대전화 '불티'…청소년 선물 인기 1순위

  • 입력 2000년 2월 12일 20시 07분


"그 단말기는 이미 지난주에 동났어요. 요즘 졸업시즌이잖아요."

주부 김모씨(44·서울 강남구 대치동)는 최근 딸의 중학교 졸업 선물로 휴대전화를 사주려고 강남의 휴대전화 대리점을 돌아다녔지만 헛걸음을 하고 말았다.

청소년들에게 인기 있는 기종은 이미 가는 곳마다 품절돼 구할 수 없었기 때문.

졸업시즌을 맞아 휴대전화 선물 붐이 일면서 일부 인기 기종의 경우 품귀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SK텔레콤 이대역대리점 직원 김진수씨는 "최근 졸업 선물용으로 휴대전화를 구입하려는 손님이 평소보다 3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청소년에게 인기있는 한 단말기는 가격이 30만원이 넘는데도 하루 30명 이상 찾고 있으나 물건이 없어 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 대치동에서 휴대전화 대리점을 운영하는 김성건씨는 "하루 10여명의 학부모가 찾아와 자녀에게 줄 단말기를 사간다"며 "청소년에게 인기 있는 작고 예쁜 단말기는 아예 품절돼 예약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은 손님만도 40명 가량 된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성신여대대리점 직원은 "부모와 함께 와서 휴대전화를 고르는 청소년 고객이 평소 하루 4, 5명에서 최근에는 15명 정도로 늘었다"고 말했다.

서울 S고교 김모교사(32)는 "2, 3년 전만해도 학생들이 졸업선물로 컴퓨터나 양복 등을 가장 갖고 싶어했는데 올해 졸업선물로는 단연 휴대전화가 압도적"이라며 "청소년들 사이에 휴대전화 갖기 붐이 지나치게 과열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기홍 서정보기자>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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