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회 동아연극상]심사평/젊은이들 감각 돋보여

  • 입력 2000년 1월 26일 19시 08분


제36회 동아연극상의 심사는 올해도 투표없이 충분한 토론을 거쳐 전원 합의하는 관례대로 진행됐다.

그 결과 대상(大賞)을 선정하지 못한 아쉬움을 지닌 채 극단 실험극장의 ‘조선제왕신위’와 극단 동숭무대의 ‘청춘예찬’에 작품상이 주어졌다.

‘조선제왕신위’는 인조반정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오늘의 시각에서 재조명한 신인작가의 작품이다. 현대 군부독재와의 연관성까지는 충분히 표현하지 못했지만 신선한 연극적 감각과 역동감 넘치는 무대의 앙상블은 지난 해의 수확 중 하나로 꼽는데 이의가 없었다.

‘청춘예찬’은 답답한 일상 속에서 절망과 자폐로 나날을 보내는 한 고등학생의 성장기적 작품이다. 어두운 현실에 울부짖지 않고 유머러스한 표현으로 서정까지 느껴지게 하는 이 무대의 장점이 젊은 연극인들의 노력으로 평가된 것이다.

희곡상과 연출상은 작품상을 받은 두 작품에서 뽑혔다. 연기상 부문은 ‘오늘’에서 정확한 대사를 구사한 최정우, ‘유리가면’에서 뚜렷한 성격을 창조한 이항나, ‘청춘예찬’에서 절제된 연기를 보인 윤제문, ‘파워스카펭’에서 개성있는 연기를 한 윤희균 등을 순조롭게 결정했다.

수상자들을 선정하고 나니 우리 연극의 현장이 현저하게 젊어졌음을 느낀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줄기차게 연극을 하는 우리 연극인들에게 격려를 보낸다.

임영웅(연출가·극단 산울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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