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뒤진 대학생 졸업 못한다"…成大 22명 수료장만 수여

  • 입력 2000년 1월 12일 19시 02분


올해 성균관대 96학번 졸업예정자 1263명 가운데 22명이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이수하고도 영어실력이 뒤처져 졸업장을 받지 못하게 됐다.

주요 대학 가운데 이수 학점 부족이 아니라 별도의 자체적인 졸업기준을 적용해 학생을 졸업시키지 않은 것은 성균관대가 처음이다.

성균관대는 12일 “96학번부터 적용되는 자체 졸업 심사 기준인 3품제(인성품 정보품 국제품)를 이수하지 못한 졸업예정자 22명에게 졸업장 대신 수료증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성균관대는 이어 “이들은 모두 영어실력을 기준으로 부여하는 ‘국제품’ 미이수자로 국제품을 이수해야 정기 졸업식 시기에 맞춰 올해 8월부터 졸업장을 받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이들이 졸업할 때까지 학교에 등록을 해야하는 것은 아니어서 추가로 학비를 부담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96학번 재학생이 입학하기 이전인 95년12월 학칙을 개정해 3품제를 졸업에 필요한 자격기준으로 도입했다.

성균관대는 사회봉사를 30시간 이상 한 학생에게 인성품, 대학에서 주최한 정보인증시험을 통과하거나 전산 관련 국가자격증을 취득한 학생에게 정보품, 토플 500점 이상 또는 토익 600점 이상을 받거나 불어 독어 스페인어 중국어 한문 시험을 통과한 학생에게 국제품을 주고 있다.

성균관대는 “졸업생이 외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는 단계까지 국제품의 점수 기준을 높여 나가겠다”면서 “올해부터 각종 장학금을 줄 때 3품제에서 좋은 성적을 얻은 특품자에게 우선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준우기자> ha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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