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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2월 10일 19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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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은 그림동화로 풀어낸 우크라이나 민담이다. 할아버지가 숲속에서 장갑 한짝을 잃어버리는데 생쥐 개구리 토끼 여우 늑대 멧돼지 곰이 차례대로 모두 장갑 안에 들어간다. 작은 장갑 안에 큰 동물들이 너무나 많이 들어가는데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매력있는 동화다. 이 매력은 반복의 효과에서 나온다.
동화를 읽기 전에 눈을 감고 장갑을 떠올려 그 안에 손을 넣을 때의 느낌을 말해 보도록 하자. 만약 이 장갑을 추운 겨울날 숲 속에 떨어뜨렸다면 어떤 동물이나 곤충이 장갑 안에 들어갈 수 있을지 질문해보자.
책을 읽는 동안 어떤 동물이 장갑 안에 들어갈 때 가장 흥미로웠는지 말해 보도록 하자.
때때로 작가들은 전해 내려오는 민담을 재미있게 다시 꾸밀 경우가 있다. 알빈 드레셀이란 작가는 장갑 이야기에 어린아이를 등장시킨다. 소년은 할머니를 위해서 숲속에 나무를 하러 갔다가 장갑 한 짝을 잃어버린다.
그러자 생쥐 개구리 부엉이 토끼 여우 늑대 멧돼지 곰이 장갑 안에 차례대로 들어간다. 그런데 감기에 걸린 늙고 작은 귀뚜라미 한 마리가 다리를 절뚝거리며 장갑 안에 들어가려고 하자 장갑이 펑하고 터진다.
독후활동으로 우리나라 민담을 이런 식으로 다르게 꾸며보는 글쓰기 활동을 해보게 하거나 독서 토의거리를 던져주자. 만약 손과 발이 꽁꽁 얼어붙은 나와 갓 태어난 토끼를 안고 있는 엄마토끼, 다리를 절뚝거리는 백살짜리 귀뚜라미, 이가 몹시 아픈 여우가 이 장갑에 들어가 몸을 녹이기 위해 서 있다면 누가 제일 먼저 들어가야 할까? 나머지도 순서를 정해보자.
정 태 선(활동중심 언어교육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