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골동품 '앤틱' 이태원전문점 나들이]19세기 고풍속으로

  • 입력 1999년 11월 21일 20시 28분


고풍스러운 식탁, 칠이 조금 벗겨진 테이블, 세월의 흔적이 담긴 찻잔…. 각국의 문화가 뒤섞여있는 서울 이태원 한켠엔 외국의 골동품인 앤틱(Antique)가구점과 소품점이 모여있다. 마음이 여유로운 날, 적당히 낡고 적당히 빛바랜 옛 물건들을 찬찬히 둘러보며 편안한 기분에 젖어보는 것은 어떨까. 해밀톤호텔 앞에서 시작되는 보광동길을 쭉 따라 내려가면 된다.

앤틱상점들은 규모가 작고 간판이 눈에 띄지 않는 것이 많아 그냥 지나쳐가기 일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밤색조의 옛 가구와 빛바랜 소품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주로 1800년대와 1900년대 초반 유럽과 미국에서 쓰이던 제품들. 화장대 테이블 의자 등의 가구는 칠이 조금 벗겨져 있어도 나름의 멋이 있다. 복고풍의 구슬핸드백이나 브로치로는 독특한 패션을 연출할 수 있겠다. 가구건 소품이건 디자인이 정교하고 은은한 색이 풍겨나오는 것이 특징. 앤틱끼리는 통한다고 유럽의 앤틱소품은 우리나라 옛가구와도 잘 어울린다.

앤틱상점 ‘소피아’의 주인 서창휘씨(66)는 “앤틱제품은 한꺼번에 큰 돈을 투자해 장만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모으는 데 기쁨과 재미가 있는 것”이라면서 “앤틱상점을 자주 다니면서 안목을 넓히면 좋은 앤틱제품을 고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아기자기한 앤틱소품들로 가득차있는 이태원의 앤틱상점 두 곳을 소개한다. 두 곳 모두 외국생활을 오래한 주인이 외국에서 사모은 것과 미국 등지의 앤틱쇼에서 가끔씩 사오는 제품들로 꾸며져있다.

▽소피아(Sophia)〓커피잔세트 접시 유리잔 등 식기류가 많다. 은제 티스푼(3만∼5만원)과 에스프레소잔(15만원), 새모양의 깜찍한 소금통 후추통세트(30만원)도 탐낼 만하다.

여인의 모습을 칠보로 새긴 보석상자, 브로치처럼 달고 다닐 수 있는 시계, 발레하는 여인을 형상화한 진주 브로치, 1900년대 초반의 머리핀 등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 소품들이 많다. 02―793―0130

▽첼시(Chelsea)〓아기자기한 소품이 가득찬 예쁜 방에 놀러온 듯한 느낌. 색이 아름답게 물든 유리 전등갓(20만원 안팎)과 천으로 만든 전등갓(5만원 안팎)이 특히 많다. 1910년대 영국에서 만들었다는 수십종의 브로치(10만원대)는 섬세한 디자인으로 색색깔의 크리스탈과 돌로 장식돼있다.

결혼할 때 머리에 썼다는 웨딩화관, 리본모양으로 테두리가 장식된 액자, 브론즈 촛대, 호두깨는 기구도 구경해볼 만하다. 02―3785―3597

〈윤경은기자〉ke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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