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번버스 ‘출판사 노선’…정릉∼망원동 주변

  • 입력 1999년 10월 25일 20시 01분


‘2번 시내버스 법칙’?

최근 주요 문예지와 문학 전문 출판사들이 서울 시내버스 2번(정릉∼망원동) 노선 주위로 집결하면서 출판 관계자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얘기다.

열린책들(통의동) 열림원(무악동) 푸른숲(충정로) 창작과비평사(용강동) 문학세계사(신수동) 문학과지성사(서교동) 등이 일찌감치 노선 주위에 터를 잡은 데 이어 최근 세계사(용강동) 실천문학(망원동)도 이 일대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달 ‘문학동네’도 이 버스가 지나는 동소문동 대로변으로 이사해 집들이를 했다.

버스가 지나는 합정동과 인근 서교동은 70년대부터 출판업의 메카로 알려진 지역. 정류장에서 도보로 10∼15분 이내의 거리에 있는 해냄 솔 등 서교동의 수많은 출판사를 합치면 ‘정거장’은 훨씬 늘어난다.

왜 2번노선 근처에 문학 관련 출판사가 몰릴까.‘우연’이라는 변수가 크게 작용한 것이 사실. 그러나 일부 출판 관계자들은 ‘2번’이라는 숫자가 가진 상징성에 주목한다.

이 버스는 빠른 번호 만큼이나 50∼60년대 일찌감치 시가가 형성된 지역을 지난다. 따라서 문학 출판사가 이 근처에 집중돼 있다는 사실은 문학 관계자들의 보수성을 대변한다는 것.

한 출판관계자는 “정작 2번 버스를 이용하는 출판 관계자는 많지 않다”면서도 “노선 주변 일부를 ‘문학문화 지대’로 설정해 상징성을 부여하면 어떨까”라고 말했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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