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전국순회 공연

  • 입력 1999년 8월 18일 18시 39분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24)을 이해하는 코드 하나.

“다비드 오이스트라흐의 연주를 좋아해요. 선이 굵기 때문이죠.”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을 닮는다.

백주영 또한 그렇다. 힘있고 낭랑하다. 거침이 없다.

그를 이해하는 코드 둘.

“젊은 연주자 중에는 벤게로프보다 샤함이 좋아요. 감탄보다는 감동을 자아내는 연주를 들려주니까.”

그도 늘상 감탄보다는 감동을 주는 연주를 꿈꾼다.

금년 줄리어드 음대 전문연주자 과정에 들어가는 이 젊은 기대주가 25일 제주를 시작으로 5개도시 순회연주회를 갖는다.

94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오디션 우승, 95년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콩쿠르 4위, 96년 파가니니 콩쿠르 3위, 97년 동아국제음악콩쿠르(동아일보사 주최)공동1위, 지난해 쿠세비츠키 콩쿠르 2위, 인디애나폴리스 콩쿠르 3위…. 그는 세계 최고의 음악 연봉(連峰)을 잇달아 올랐다.

지난 6월, 영산아트홀에서 열린 ‘얼 킴 현대음악의 밤’은 그의 탄탄한 예술성을 다시 한번 확인케 한 자리.

타계한 재미교포 작곡가를 기리는 이 음악회에서 백주영은 얼 킴의 ‘12개의 무반주 카프리스’를 연주했다.

백주영의솜씨는끌과 망치로 단단한조형을빚어내는 조각가의솜씨를연상케 했다.

안개를 걷어내듯 단호한 활긋기는 작품의 인상을 확고하게 받쳐줬다.

순회콘서트에서 그는 베토벤 소나타1번, 리햐르트 시트라우스의 소나타, 바르토크의 광시곡 2번, 사라사테 ‘카르멘 환상곡’ 등을 연주한다. 깊은 내면의 목소리부터 활달한 기교까지를 고려에 넣은 전략적 편성이다.

아스펜 음악축제 공식 반주자인 로버트 코닉이 피아노를 맡는다. 02―391―2822∼5(미추홀예술진흥회)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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