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독서]「꿈꾸는…」/인디언 세상 이해하기

  • 입력 1999년 5월 28일 19시 21분


■「꿈꾸는 자만이 지혜를 찾는다」크소코노쉬틀레틀 지음 강석란 옮김/ 생각의 나무 138쪽 6,000원■

■「우리는 소중한 것을 잃고 나서야 그것의 의미를 알게된다」크소코노쉬틀레틀 지음 홍명희 옮김/ 생각의 나무 122쪽 6,000원 ■

‘우리 모두는 부모가 같다. 어머니는 대지이고, 아버지는 태양이다. 그리하여 구름도, 새들도, 강물도, 산들과 바위들도 우리 형제다. …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어찌 형제 자매가 적이 될 수 있단 말인가?’

모든 인간이 자연의 태(胎) 속에서 나무처럼, 꽃처럼 살아간다. 인간끼리는 물론 인간과 자연이 하나되어 산다.

인디언들의 이같은 삶은 전쟁과 환경오염 등으로 위기에 처한 20세기말 인류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생태주의적 삶의 원형으로 꼽힌다. 생태주의적 삶이란 대량생산→과소비→자연파괴→지구위기로 이어지는 현대문명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적게 먹고 적게 쓰면서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것.

저자는 멕시코 아즈텍족 인디언의 후예로 아메리카 원주민 문화보존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인물. 그는 ‘동화로 읽는 인디언의 지혜’란 부제가 붙은 이 두 권의 책에서 인디언들의 동화와 노래, 지혜의 말 등을 통해 각박하고 메마르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가난하면서도 풍족한 삶의 본보기를 보여준다. 또 위기와 한계에 봉착한 백인 중심 서구 자본주의에 신랄한 경고를 던지면서 상쾌한 문명사적 반역을 도모한다.

이는 서양문명의 상징인 바퀴에 대한 태도에서도 뚜렷이 드러난다. ‘별들의 궤도를 정확하게 계산해낸 마야나 아즈텍 문명의 사람들이 어떻게 바퀴 하나 만들어내지 못했을까? 그러나 인디언 문화권에서 둥근 바퀴는 태양과 달을 상징한다. 어떻게 감히 태양과 달의 상징을 짐을 싣는 수레바퀴로 활용할 수 있겠는가? 바퀴가 없었다면 마차 자동차 탱크도 없었고, 전쟁과 비극도 없었을 것이다.’

인디언들은 강한 주술적 힘을 얻기 위해 춤을 춘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우리가 춤을 출 때는 대지의 어머니에게 먼저 기도한 다음 대지를 더 잘 느끼기 위해 맨발로 춤춘다.’

또 ‘뜨거운 돌집’(한증막)에서 땀흘리는 것은 육체와 정신 모두를 위한 건강법이라고 밝힌다. 이들은 다음과 같이 기도하면서 사악한 생각에서 벗어나 새힘을 얻는다.

‘여기는 흙과 물, 불과 공기의 네 가지 원소를 모두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우리는 겸손과 사랑의 마음으로 우리를 찾고 새로 태어나기 위해 여기 왔습니다….’

휴대하기 편하게 포켓용 책으로 만들어졌다. 또 책 중간중간에 갖가지 인디언 문양이 들어가 동화의 시각적 효과도 높다. 그러나 이런 장치들로 인해 이 글들이 쉽게 읽히고 잊혀져버릴까 염려된다.〈윤정국기자〉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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