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개인 자금수요 「꿈틀」…은행대출 증가세로

  • 입력 1999년 3월 9일 19시 38분


은행권 대출이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만에 증가세로 반전하는 등 기업과 개인 자금수요가 꿈틀거리고 있다.

9일 한국은행과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대출은 1월보다 5천1백18억원이 늘었다. 개발신탁이 폐지되면서 줄어든 신탁대출 감소분 6천4억원을 감안하면 1조1천2백2억원이 늘어난 것.

▽마이너스 대출 터두는 개인〓가계대출액은 크게 늘지는 않았지만 시중은행 창구 분위기는 한두달 전과는 사뭇 다르다.

서성호(徐晟豪)신한은행 재테크상담팀장은 “개인 대출수요는 기존의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바꾸는 것 위주”라면서 “마이너스 대출을 미리 확보해두려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및 주식시장 동향을 지켜보면서 ‘베팅 찬스’를 노리는 사람들이 유사시 즉시 대출을 쓸 수 있도록 ‘실탄’을 확보하는 셈. 국민은행 관계자는 “아파트 시장이 들썩이는 조짐을 보이면서 대출 문의가 늘고 있으며 소규모 창업자금 대출 문의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보험사에서도 주택담보대출 등 개인 대출이 늘었다. 삼성생명의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아파트담보대출이 실시되면서 가계자금 신규대출이 1월에 4천2백억원이나 됐다.

▽운전자금 대출 증가〓업황이 좋고 내수와 관련된 기업들을 중심으로 매출이 늘면서 운전자금 수요가 늘고 있다. 김용환(金龍煥)하나은행 기업여신담당부장은 “설비투자 자금 등 대규모 자금수요는 없지만 정보통신업체 등은 매출이 늘면서 운전자금 대출을 많이 받아간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상업어음할인과 무역금융 분야에서 기업대출은 각각 2천4백억원 정도가 느는데 그쳤지만 운전자금을 포함한 일반자금 대출은 1월에 비해 9천3백억원이 증가했다.

김부장은 “상반기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투자와 아파트 신규분양 관련 중도금 대출이 늘면 건설업종을 중심으로 대규모 자금수요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미은행 관계자는 “기업대출금리는 연 9∼11%대까지 낮아졌으므로 앞으로 내수가 활성화되면 기업의 자금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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