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국민-하나등 합병銀 16조 신탁상품 어떻게?

  • 입력 1998년 12월 18일 18시 49분


합병이 예정된 은행의 합동운용 실적배당 신탁상품은 합병 후에 하나로 합쳐질까, 아니면 별도의 펀드로 계속 살아 남을까.

내년 1월 합병은행으로 출범하는 한빛(상업 한일) 국민(국민 장기신용) 하나(하나 보람)은행이 어떤 운용 방침을 정하느냐에 따라 약 16조원에 이르는 실적배당 신탁상품 고객의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

▼통합운용시 문제점〓예컨대 A은행(펀드 10억원)과 B은행(펀드 20억원)의 신종적립신탁 배당률은 각각 연 12%, 연 10%였다고 하자. 두 은행이 합병하고 신종적립신탁을 별개의 펀드로 운용하지 않고 통합한다면 30억원어치 펀드의 평균배당률은 연 10.66%로 떨어진다.

B은행 고객은 배당률 상승으로 이익을 누리겠지만 반대로 A은행 고객은 배당률 하락으로 피해를 보게 된다.

실제로 국민은행 신종적립신탁의 17일 배당률은 연 11.20%인 반면 합병 파트너인 장기신용은행 배당률은 연 8.36%에 그쳐 두 상품간 배당률 차이는 2.84%포인트에 이른다.

합병대상 6개 은행은 합병후 이들 신탁상품을 통합하지 않을 경우 자산운용 및 고객관리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통합운용 방안이 현실적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통합 후 배당률이 통합하기 전 배당률보다 떨어질 경우 손해를 보는 고객들의 반발.

하나은행 관계자는 “통합운용할 경우 은행은 당초 고객과의 계약(만기까지 별도 운용)을 어기는 셈”이라며 “고객과의 분쟁소지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은행 및 당국입장〓한빛은행과 하나은행은 합동운용상품의 배당률 편차가 크지 않아 통합하더라도 별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지만 국민은행은 합병 후에도 별도 운용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합병은행들은 현재 은행감독원에 합동운용상품의 통합여부에 대해 질의를 보냈지만 은감원은 한달이 넘도록 아무런 회신을 하지 않고 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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