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근로자 가계수지동향]실질소득 사상최대 감소

  • 입력 1998년 11월 20일 19시 14분


올 3·4분기(6∼9월) 도시근로자의 월평균 실질소득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0%, 실질소비지출은 2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3년 조사개시 이후 35년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특히 소득수준 하위 20%의 저소득층은 소득이 기본생계비 아래로 떨어졌고 반면 상위 20% 고소득계층은 소득감소폭이 작아 가계수지 흑자가 커지는 등 빈부격차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은 20일 전국 72개도시 5천5백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같은 내용의 98년 3·4분기 도시근로자가구 가계수지 동향을 발표했다.

▼실질소득 및 소비지출 위축〓3·4분기중 도시근로자 가계의 월평균 실질소득은 1백76만5백원. 작년동기 2백20만1천7백원에 비해 20.0%, 44만1천2백원이 줄었다. 소비지출은 1백4만9천6백원으로 1년전 1백35만원보다 22.3%, 30만4백원이 감소했다.

비목별 소비감소율은 △식료품비 -20.2% △교양오락비 -26.3% △피복신발비 -35.1% △교육비 -7.7% △보건의료비가 -7.1%를 기록, 전 분야에서 소비위축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실질소득과 실질소비지출은 올 1·4분기 -10.8%, -16.3%, 2·4분기엔 -12.5%, -19.7%의 하락을 기록했었다.

▼소득격차 확대〓소득이 가장 낮은 하위 20% 계층인 1분위의 소득은 평균치(14.4% 감소)보다 훨씬 큰 24.4%가 감소했다. 소득 최상위 20% 계층인 5분위 소득은 8.0%가 줄어드는데 그쳤다.

소비지출감소율도 1분위 -13.4%, 2분위 -17.7%, 3분위 -16.2%, 4분위 -13.4%, 5분위 -11.3% 등으로 소득이 적을수록 감소폭이 컸다.

▼빈익빈부익부 심화〓전체소득에서 세금 등 필요지출경비를 뺀 처분가능소득에서 가계수지 흑자액이 차지하는 비중인 흑자율은 소득이 높을수록 높아져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1분위의 처분가능소득은 67만6천원에 그쳤으나 소비지출은 72만4백원에 달해 4만4천4백원의 적자를 냈다. 소득이 기본생계비에도 못미친다는 말이다.

반면 5분위의 가처분소득은 3백61만8천2백원으로 1분위의 5배가 넘었고 소비지출은 1백99만3천5백원으로 1분위의 3배 미만. 따라서 1백62만4천7백원의 흑자에 흑자율은 44.9%에 달해 1분위의 6.6% 적자율과 대조를 이뤘다.

▼저소득층 배우자가 뛴다〓저소득층은 가구주의 소득이 크게 감소하자 배우자들이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배우자 근로소득의 경우 저소득층인 1분위는 24.1%가 증가했다. 5분위는 8.7%가 감소하고 2,3,4분위가 각각 23.1%, 24.7, 31.8%의 큰 폭 감소율을 기록했다.

▼고소득층의 교육비는 증가〓소비지출이 모든 항목에서 감소하고 여간해선 줄지않던 교육비도 감소하고 있으나 부유층인 5분위의 교육비 지출은 유일하게 늘어났다. 교육비 지출은 1분위 0.3%, 2분위 38.1%, 3분위 14.1%, 4분위 11.3%의 감소율을 기록했으나 5분위는 8.6% 증가했다.

〈반병희기자〉bbhe4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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