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통신사 옛길 도보탐사…천3백리 長征,16일 첫걸음

  • 입력 1998년 7월 15일 19시 52분


수백년의 시간과 1천3백리의 거리를 가로지르는 장정(長征)이 17일 서울 경복궁 앞에서 첫발걸음을 떼어놓는다.

정부수립 50주년 기념사업으로 사단법인 한국체육진흥회가 주최하고 동아일보사가 후원하는 ‘조선통신사 옛길 도보탐사’.

동아시아 문화교류의 움직이는 가교였던 조선통신사의 발자취를 더듬는 길은 어쩌면 과거와 현재, 한국과 일본이 겹으로 만나는 뫼비우스의 띠를 따라가는 길일지도 모른다.

서울 광화문부터 부산시청까지 총 5백14㎞의 거리. 31일까지 보름간 이 거리를 종단하기 위해서 도보탐사대는 하루 평균 34.3㎞를 걸어야한다.

수백명의 희망자 중 엄선된 전구간 탐사대는 54명. 하지만 광화문에서 판교까지 40㎞ 첫구간 참가자만 1백여명에 달해 15개 구간별 참여자 수를 모두 합치면 수백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54명의 전구간탐사대에는 16세 소년부터 63세 노인,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보려는 주부, 재기의욕을 가다듬고 있는 실직자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한다.

이들은 매일 평균 9시간(시간당 4㎞)씩 강행군을 계획하고 있다.

저녁시간에는 길 안내를 맡은 학술탐사팀과 함께 김인겸(金仁謙)의 일동장유가(日東壯遊歌)나 신유(申濡)의 해사록 등 옛 문학작품 속 조선통신사의 행적을 음미하는 시간도 갖는다.

이번 행사는 2003년 일본걷기협회 및 아사히신문과 공동으로 서울→부산→쓰시마(對馬島)→도쿄(東京)→닛코(日光)로 이어지는 조선통신사 옛길 재현을 위한 사전답사의 일환이다.

이 행사를 위해 일본측은 이미 일본지역 답사를 마친 상태. 한국측은 이번 탐사를 마치고 내년에는 부산∼서울간 별도의 귀경길 답사에 나선다. 02―849―8401,7077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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