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근태 맛나들이]서울 압구정점 「만두집」

  • 입력 1998년 3월 12일 19시 59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건너 맥도날드 햄버거집 옆 꽃파는 아줌마들 사이를 헤치고 골목 안에 들어서면 크게 ‘만두집’이라고 써붙인 이북식 만두집이 있다.

오래된 집이어서인지 겉모양이 허술한데 겉모양과는 달리 안에 들어서면 깔끔하고 널찍하다.

대개의 만두집에서 내놓은 만두는 만두 속으로 들어간 두부에 김치맛이 배어서인지 시금털털한 맛을 갖기 쉬운데 이 집의 만두는 국물에 조각이 떴다는 의미의 편수(片水), 즉 만두국으로 그 맛이 구수하기 그지없다.

평양이 고향인 주인의 어머니가 밀가루반죽으로 만두피를 직접 만들고 두부를 으깨어 꼭 짜서 국산 참기름으로 갖은 양념을 해 무치고 고기 숙주를 합해 속을 꽉차게 넣었다. 어머니 손맛이 한껏 나게 만두를 깔끔하고 시원한 장국물에 말아 내놓으니 이북사람만 아니라 이남사람까지 잊지 않고 온다.

국산 콩을 불린 후 맷돌에 갈아 만든 비지를 삼겹살 국물에 지진 콩비지도 양념장 섞어 먹는 맛이 별미. 상큼한 무채를 얹어 먹어야 제맛이 난다 하여 사철 무채가 따라 나오며 계절에 따라 김장김치나 겉절이 등도 함께 나와 더욱 입맛을 돋워준다.

만두국 콩비지 외에 별식으로 당면사리나 우동사리를 넣은 어복쟁반이 있고 빈대떡과 고추전도 있다.

만두국 5천원, 콩비지 4천원, 빈대떡 6천원. 02―544―3710

조근태(도서출판 현암사 사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