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생활범죄 급증]남편실직 姙婦,배고파 식료품 슬쩍

  • 입력 1998년 2월 20일 19시 33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생계형 범죄가 줄을 잇고 있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20일 임신 8개월의 몸으로 슈퍼마켓에서 국수 등을 훔친 혐의로 안모씨(26·주부·서울 도봉구 방학동)를 불구속 입건했다. 안씨는 19일 오후 8시경 서울 도봉구 창동 M슈퍼마켓에서 주인 김모씨(36)가 한눈을 파는 사이 국수와 참기름 등 1만7천여원어치의 물품을 훔친 혐의다. 안씨는 “막노동을 하던 시아버지와 남편이 최근 일거리를 찾지 못해 수입이 없는데다 임신한 뒤 먹고 싶은 것이 많아 물건을 훔쳤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경찰서도 이날 동네 가게에서 쌀을 훔친 혐의로 김모씨(34·서울 성동구 금호3가)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19일 오후 9시께 금호3가 동네 식료품 가게에 쌀을 사러갔다가 주인이 가게를 비운 틈을 이용,시가 4만5천원 상당의 쌀 20㎏ 한 포대를 훔쳐 달아난 혐의다.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다 지난해 3월 실직한 김씨는 “공원 등에서 주는 무료급식으로 끼니를 때워오다 최근에는 월세마저 밀리고 쌀도 떨어져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박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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