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탕… 한몫…』 IMF 한건주의 확산…복권등 불티

입력 1998-01-25 20:29수정 2009-09-2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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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복권이 더 팔린다. 경마장에 가는 사람도 늘고 있다. 명예퇴직이 늘고 기업도산이 잇따르는 가운데 다들 ‘한 몫’을 노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배고파 담을 넘다 들킨 국제통화기금(IMF)시대의 ‘장발장’도 늘고 있다.

서울 경기 일대의 20개 경마 장외발매소의 경우 지난해 1월 입장객수가 32만3천명 정도였으나 경제위기가 가중된 11월부터는 60만∼70만명으로 늘어났다. 대부분 3만원 이상의 ‘고액베팅’인 것이 특징.

송파구의 한 장외발매소 단골손님은 “실직 후 받은 퇴직금으로 이곳에 온다. 지금까지는 돈을 잃었지만 ‘한 건’만 하면 일거에 보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얇아진 월급봉투를 비정상적으로 불리기 위해 사행성오락에 탐닉하는 직장인도 크게 늘고 있다.

마권 말고 복권판매량도 크게 늘고 있고 종로일대의 대형오락실 등에는 단골을 위한 예약석까지 생겨날 정도로 붐비고 있다.

한 복권판매소주인은 “지난 연말부터 복권판매가 종전보다 30% 이상 늘었다”며 “종전에 10대들이 많이 사던 즉석식 복권의 판매가 줄어든 대신 배당이 많은 주택복권과 더블복권을 사는 중년층과 주부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강퍅한 경제난 속에 절도와 강도도 늘고 있다.

24일 서울 중화동 중랑경찰서.철근공으로 일하는 남편이 석달째 일거리가 없어 생활비가 떨어지자 동네화장품가게에서 현금 84만원을 훔친 주부 송모씨(30)가 절도혐의로 붙잡혀 왔다.

일거리를 잃은 노무자가 한 밤중에 분식집에서 음식을 훔쳐먹다 주인에게 붙잡히는가 하면 대학생이 빌린 돈 10만원을 갚기 위해 주부를 상대로 강도행각을 벌이다 구속되는 등 ‘생계형 범죄’가 올들어 하루평균 10여건씩 발생하고 있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새해 들어 강절도 등 민생치안 범죄의 발생률이 지난해에 비해 10% 이상 늘었다.

70년대 이후 크게 줄어들었던 ‘생계형 범죄’가 대거 등장하기 시작한 것도 특색. 범죄자 연령층도 10,20대에서 30∼50대로 바뀌었으며 회사원 대학생 가정주부도 범죄에 가담하기 시작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량감원으로 인한 실업증가 봉급삭감 물가폭등 때문에 강절도범죄가 늘어나고 있으나 경찰이 새 정권 출범 후에 있을 인사와 지방경찰제 도입으로 인한 지위변화에 신경쓰느라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두·권재현·하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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